[단독] 알고보니 ‘생떼’ 소송? 인터파크뮤직 측, “스타크루 선급금 90억, 피프티피프티 투자금액 아니다”[SS초점]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정산 등을 문제 삼아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걸그룹 피프티피프티가 내놓은 소송사유가 무의미해질 전망이다.
스타크루 이엔티와 선급금 계약을 체결한 인터파크 측이 “해당 투자계약은 피프티피프티를 위한 투자금액이 아니며 멤버들이 갚아야 할 의무가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 관련 첫 공판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인터파크 뮤직으부터 개인회사인 스타크루이엔티에 90억의 선급금 유통계약을 맺은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변호인 측은 90억원 중 60억원을 피트티피프티 음반투자금에 사용했고 음반음원 수입은 스타크루이엔티로 지급됐다고 주장하며 “왜 엉뚱한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냐. 정상적이라면 인터파크와 어트랙트 사이 90억원의 선급금 유통계약이 체결됐어야 한다”며 “채무를 부담하는건 스타크루이엔티인데 피프티 피프티가 변제하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연예계 선급투자계약 프로세스를 전혀 알지 못하는 이들의 대표적인 오해라는 설명이다.
지난 2020년 전홍준 대표가 설립한 스타크루이엔티에 약 90억 가량의 선급계약을 주도한 인터파크뮤직 관계자는 9일 ‘스포츠서울’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선급금 계약 사유는 스타크루이엔티 소속이었던 하성운의 성공케이스 및 전홍준 대표의 경력과 능력, 추진력 등이 가장 주효하게 작용했다”며 “인터파크뮤직 측은 스타크루이엔티가 걸그룹 제작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상태였다. 피프티피프티란 팀명은 정해지지 않았고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도 합류 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음원음반 선급계약은 중소기획사가 가수 제작을 위한 자금조달방식 중 하나다. 음반사로부터 음원 및 음반 발매를 약속한 뒤 미리 자금을 받아 제작비에 투자하는 방안으로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대다수 중소기획사들은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한 현금 확보를 위해 이같은 선급투자를 받곤 한다. 선급받은 금액은 아티스트 음반 제작 및 회사 운영비로 사용된다. 선급금과 아티스트 정산은 관련이 없다. 아티스트의 매출이 예상 외로 높은데 여전히 선급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기획사들은 다른 방안으로 현금을 조달해 아티스트 정산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스타크루 이엔티에 투자한 90억원 중 일부가 피프티피프티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스타크루 이엔티는 피프티피프티 데뷔 시점이 다가오면서 어트랙트란 법인을 새롭게 만들었다. 기존 스타크루 이엔티의 계약을 어트랙트로 양도하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90억원의 투자금액 전액이 피프티피프티를 위한 게 아니다. 하성운을 비롯한 다른 아티스트들을 위한 투자금액이기 때문에 어트랙트 양도안이 보류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멤버들의 법률대리인이 어트랙트로 선급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주장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통상 대형기획사가 아닌 중소기획사일 경우 데뷔도 하지 않은 걸그룹에 음원유통사가 수십억원을 투자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가요계에 따르면 어트랙트는 피프티피프티 데뷔 전 투자금액만 5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상당수 금액은 스포츠서울 단독보도([단독]‘중소의 기적’ 피프티피프티 성공 뒤에 손목시계 자동차까지 판 ‘환갑’소속사 대표 헌신 있었다 [SS비하인드], [단독] 충격 녹취록 공개한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 구순母 평생 모은 9천만원도 피프티피프티 제작비에 썼다)를 통해 알려졌듯 전홍준 대표와 어트랙트 관계자들이 차와 시계, 노모의 9000만원 등을 십시일반으로 모은 사비다. 한 관계자는 “전대표가 추후 피프티프피트티가 성공한 뒤 회사의 채무가 적어야 투자받기 용이하다고 판단해 사비를 털은 것”이라며 “멤버들이 소장에서 주장하듯 과도한 선급금 투자로 정산받지 못했다는건 어불성설이다”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관계자도 “기업의 운영자금 출처에 아티스트가 관여하는 사례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인터파크뮤직 관계자는 “음원의 경우 발매일부터 국내는 3개월, 해외는 4개월 주기로 기획사에 정산데이터가 제공된다”며 “멤버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음반·음원 수익이 0원이라고 했는데 지난 2월 발매한 ‘큐피드’는 해외에서 더욱 주목받았기 때문에 선급금과 별개로 당장 정산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히트곡 ‘큐피드’가 지난 1일 미국 빌보드 핫 100에 14주 연속 진입하는 등 ‘중소돌의 기적’으로 주목받았지만 멤버들이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어트랙트도 ‘큐피드’를 함께 제작한 외주용역업체 더기버스를 고소하는 등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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