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실상 G8 담론’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fn기고]

파이낸셜뉴스 2023. 7.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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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국제정치 무대에서 리더 반열에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지난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이 초청을 받아 역할을 한 이후 G8에 대한 기대가 조성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기대에는 사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과 지위에 기반한 '역량(capacity)'이라는 기초골격이 있다.

그럼에도 국제무대의 일각에서는 한국이 G8이 되는 데 있어 기술적인 난관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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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이후 G8에 대한 기대 조성
-한국 GDP, 떠오르는 방산강국에 소프트파워에선 이미 초강대국
-현재 한국은 G8 자격 충분한 역량과 의지 모두 보유 평가
-단기간 G8 가입 쉽지 않지만 국제공조 위해 G8 담론 시작 필요
[파이낸셜뉴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이 국제정치 무대에서 리더 반열에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지난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이 초청을 받아 역할을 한 이후 G8에 대한 기대가 조성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기대에는 사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과 지위에 기반한 ‘역량(capacity)’이라는 기초골격이 있다. 실제로 여러 분야에서 한국의 국제적 순위가 10위 안에 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GDP 기준 세계 순위에서 10위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려보면 그 순위가 더 올라간다. GFP(Global Firepower)는 2023년 기준 한국의 군사력을 6위로 평가했다.

최근에는 한국이 떠오르는 방산강국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US News and World Report는 2022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순위에서 한국을 6위로 평가했다. ‘7’대 강국 측면의 평가는 더욱 도드라진다. 한국은 3만 달러 이상의 1인당 국민소득과 5천만 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3050클럽’에 가입된 국가다. 아울러 한국은 다누리 궤도 진입 성공으로 7번째 달 탐사국이라는 반열에 올랐고,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자체 실용위성 발사가 가능한 7번째 국가가 되었다. 사실 나아가 소프트파워는 더욱 압도적이다. 미국의 한 국제정치 전문가에게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어떻게 평가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는 한국이 ‘주도적인 중견국(leading middle power)’인데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는 ‘초강대국(superpower)’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평가를 고려한다면 한국은 이미 G8으로서 자격이 충분하고도 넘친다. G7은 변화하는 국제환경 속에서 탄생하고 진화하며 공고화되는 여정을 이어왔다. 1973년 제1차 석유파동에 대한 대처를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일본 등 5개국이 결성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G5로 시작한 후 이탈리아, 캐나다가 추가로 포함되어 G7이 됐다. 1997년에는 러시아까지 포함돼 G8이 되었으나 2014년 크름반도 합병 등이 불거지면서 러시아는 그 지위를 박탈당했다.

한편 신냉전 시대에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한 핵심적 동력원으로 G7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이 시기에 한국도 이러한 책무와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동인이 작용한 것은 앞서 언급한 ‘역량’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 들어 국제문제에서 책무를 다하겠다는 한국의 ‘의지(willingness)’도 강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3년 현재 한국은 G8 자격에 충분한 ‘역량’과 ‘의지’ 모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제무대의 일각에서는 한국이 G8이 되는 데 있어 기술적인 난관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1970년대에 시작한 G7이 지금까지 50여년에 걸쳐 제도화·공고화되었는데 갑자기 새로운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게 ‘제도적 관성’ 차원에서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더불어 한국이 추가로 포함될 경우 호주 등 다른 국가들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제도적 관성’과 ‘신규회원국 수’의 문제는 외교와 공조로 돌파가 가능한 문제일 것이다. ‘기술적 문제’는 ‘기술적 검토’로 풀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변화하는 국제적 환경에서 관성적 인식으로 매몰되어 있다면 문제를 주도하기보다는 수세에 몰리는 형국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절차 등을 고려하면 한국이 단기간에 G8에 공식적으로 가입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공식회원국을 위한 여건조성을 가속화되고 국제적 공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우선 ‘사실상 G8 담론’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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