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맛집' PSG, 이강인은 밤하늘에 '태극기 펄럭'...기다린 맛 있었다

박지원 기자 2023. 7. 10. 05: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 파리 생제르맹(PSG)이 여름 이적시장 '오피셜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PSG는 9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은 PSG와 계약했다. 2028년 6월까지의 계약을 발표하게 돼서 기쁘다. 이강인은 PSG의 첫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는 마요르카에서 사용하던 19번을 그대로 부착하게 됐다.

오피셜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PSG는 이강인까지 5명을 발표했는데, 1시간을 두고 총 세 개의 그래픽을 올리며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공항, 그림, 유니폼 마킹 등으로 시작해서 30분 뒤 선수별 나라의 국기를 올렸다. 그로부터 또 30분 뒤에 오피셜 영상을 게시했다.

 

이강인의 경우, 한국시간으로 오전 3시에 24초짜리 유니폼 마킹 영상, 3시 30분에 태극기 사진, 마지막으로 4시에 오피셜 영상이 나왔다. 특히 태극기 사진의 경우에 매우 감성적으로 잘 나왔다. 아름다운 밤하늘에 태극기가 펼쳐져 있었고, 휴대폰 안에는 "여기는 파리"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이후 많은 사진이 공개됐다. 정장을 입는 모습, 2028이 적혀 있는 유니폼을 든 모습, 인터뷰를 하는 모습, 포효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특히 태극기를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구단 인터뷰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경기장에서의 내 위치는 다양하다. 난 양쪽 날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미드필더다. 그리고 공을 편안하게 차는 기술적인 선수다. 더불어 이기고 싶은 욕망과 갈증이 많다. 우승과 팀 관련 모든 것을 돕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고 답변했다.

계속해서 PSG, 리그앙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PSG를 알고 있었다. PSG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또한, 예전부터 리그앙을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 매우 경쟁적인 리그이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PSG에서의 목표로 "항상 팀을 돕고 싶다. 팀이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고, 가능한 한 많이 우승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PSG에 합류하게 돼서 기쁘다. PSG는 세계 빅클럽 중 하나이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있다. 이 새로운 모험을 빨리 시작하고 싶다. 팬들을 만나는 것을 고대하고 있으며 경기장에서 기쁨을 가져다줄 것이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PSG에 도착할 때까지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강인은 지난 2011년에 발렌시아 유스팀으로 합류했다. 최고 재능이라 평가받았고, 2018-19시즌에 라리가 데뷔까지 알렸다. 다만, 그 이후의 행보가 아쉬웠다. 성장을 위해 많은 기회를 얻어야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2019-20시즌 17경기(444분), 2020-21시즌 24경기(1,267분)를 밟았으나 대부분 교체 출전이었다. 확연하게 부족한 출전 시간이었다.

그러다 2021년 여름, 발렌시아와의 10년 동행을 마쳤다. 기존 계약 기간은 2022년 6월까지였으나, 발렌시아는 전방 공격수 보강을 위해 이강인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발렌시아가 데려온 선수는 브라질 국적의 마르쿠스 안드레였다. 발렌시아는 3장의 비유럽쿼터 자리에 이강인(대한민국), 막시 고메스(우루과이), 오마르 알데레테(파라과이)가 있었다. 안드레를 등록하기 위해선 한 자리를 비워야 했고, 이강인을 보냄으로써 조건을 충족했다.

이에 이강인은 자유 계약(FA) 신분이 됐고,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서게 됐다. 행선지는 마요르카였다. 마요르카는 2020-21시즌 세군다 디비시온(2부리그) 2위를 차지하며 승격에 성공한 팀이었다.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이강인이었기에 마요르카로 이적할 당시만 해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더 컸다.

 

입단 첫해에는 적응기를 보냈다. 2021-22시즌 공식전 34경기를 밟긴 했으나, 출전 시간은 1,542분에 불과했다. 후반기를 향할수록 후반 교체 투입이 잦아졌고, 막판에는 벤치에 머물기도 했다.

'2년차'는 달랐다. 커리어 역대 최고의 시즌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스페인 라리가 36경기(2,843분·선발 33경기)를 밟아 '6골 6도움'을 생산하며 개인 통산 단일 시즌 최다 출전시간, 최다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마요르카에서 단연 돋보였다. 전개 과정에서 이강인이 없으면 안 됐다. 이강인은 측면, 중앙을 오가며 전방위적으로 관여했다. 패스 능력은 물론, 리그 최고 수준의 드리블 실력을 통해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드리블 성공 항목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112회·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2위(90회)에 이름을 올렸다. 베다트 무리키와의 합도 인상적이었다.

몸값도 수직 상승했다. 축구통계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6월 들어 유럽 리그 몸값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강인의 가치는 2,200만 유로(약 315억 원)로, 1년 사이에 1,600만 유로(약 230억 원)가 올랐다. 이는 마요르카 1위, 2001년생 32위, 공격형 미드필더 36위, 라리가 58위, 대한민국 3위, 세계 365위에 해당했다.

'윈-윈'이 됐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빅클럽' PSG로 이적할 수 있었고, 마요르카는 이적료 2,200만 유로 중 1,700만 유로(약 240억 원)를 품에 안게 됐다. 이적료 일부는 이강인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200만 유로는 마요르카 역대 판매액 2위에 해당하며 1위는 2,700만 유로(약 385억 원)의 사무엘 에투(→바르셀로나)다.

이강인은 잊지 않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PSG 오피셜이 나오기 직전, 개인 SNS를 통해 "마요르카 팀 그리고 팬분들에게 감사합니다. 2년 전, 마요르카 섬에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클럽과 함께 저희 모두 성장을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클럽과 함께 공통된 목표를 이룰 수 있어서 기뻤으며 함께 승리한 기억은 언제나 제가 기쁜 추억으로 남을 겁니다"라고 작성했다.

이어 "선수들과 팀 그리고 팬들이 함께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고 손 모시 경기장에서 저를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저는 더 좋은 선수 그리고 더 좋은 사람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요르카 팀 소속으로 나라를 대표해 월드컵에 출전했던 것은 제게 있어서 하나의 꿈을 이룬 순간이었으며 그 꿈은 제 팀 동료들, 코칭 스태프 그리고 클럽의 모든 분이 도와줬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마요르카팀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저는 분명히 믿기에 저는 좋은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할 겁니다. 이곳에서 보낸 모든 날을 잊지 못할 겁니다. 마요르카 파이팅!"이라며 작별 인사를 고했다.

마요르카도 구단 채널을 통해 화답했다. 그리고 그래픽에 한글로 "강인 선수, 고마워요! 건승을 빌어요! 마요르카는 항상 강인을 반길 거예요"라고 썼다. 스페인어로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마요르카는 항상 당신의 집이 될 것입니다"라고 남겼다. 마요르카 팬들은 "우리 팀을 위해 해준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새로운 무대에서 행운이 있길"이라며 응원했다.

사진= PSG 홈페이지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