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 수의사 100명 중 6명만 가축 돌본다

최소임 2023. 7. 1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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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최근 구제역까지 국가 재난형 가축전염병 발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장동물(가축) 수의사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현업에 종사하는 수의사(1만5209명) 중 7990명이 임상수의사로 종사하고 이 가운데 897명(5.8%)만이 농장동물 수의사로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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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동물 수의사 턱없이 부족
신규 진입 드물고 고령화 심각
진료·교육 인프라 등 확충 필요
한 지역축협 수의사들이 소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농민신문DB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최근 구제역까지 국가 재난형 가축전염병 발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장동물(가축) 수의사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현업에 종사하는 수의사(1만5209명) 중 7990명이 임상수의사로 종사하고 이 가운데 897명(5.8%)만이 농장동물 수의사로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6513명에 달하는 반려동물 수의사의 7분의 1 수준이다. 또한 2013년 대비 지난해 반려동물 수의사는 2847명 증가한 데 비해 농장동물 수의사는 93명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농장동물 수의사로 신규 진입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상황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농장동물 수의사들의 고령화문제도 심각해져 우려를 더한다. 실제로 농장동물 수의사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이다.

곽성규 한국돼지수의사회 정책부회장은 “농장동물 수의사는 ‘극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어 대학생들이 농장동물 임상수의사로 진출하는 경우가 드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면적 대비 농장동물 마릿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충남도는 수의사 1명당 평균 약 100곳의 농장을 담당한다.

농장동물 수의사 부족은 가축 방역체계에 치명적인 허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조호성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정부 가축 방역정책이 여러차례 변화했고 많은 방역 조치가 농가에 전달됐는데 이를 확인할 수의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농장동물 임상수의사 양성을 위한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수의학과 학생들이 농장동물에 대한 이해를 높일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수의대 학생들이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매우 한정적이다보니 진로 후보군에서 농장동물을 제외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이 국내 유일의 농장동물 관련 대규모 실습장인데, 전국의 수의학과 학생들이 모두 이곳에서 짧게 실습하는 수준에 그쳐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각 학교에서도 주로 반려동물 위주로 교육과정이 짜인 상황이다.

한 수의업계 전문가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직접 소를 본 친구가 몇명이냐고 물었는데, 소를 직접 본 적이 없다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고 전했다.

산업동물의료원 같은 기관을 설립해 농장동물 진료 인프라를 늘리고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른다.

백영철 한국소임상수의사회 총무이사는 “산업동물의료원이 기존 임상수의사들을 재교육하는 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수의사들의 처우와 진료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농장동물 수의사들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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