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치유농업’ 발전의 필요충분조건

이연경 2023. 7. 10. 05: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네덜란드의 치유농업은 선진 사례로 손꼽힌다.

이후엔 건강복지부와 지역정부 산하 농업국의 지원을 받으며 급격하게 성장해 치유농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게 됐다.

범정부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치유농업 발전을 뒷받침했던 네덜란드 사례와 달리, 우리나라 치유농업은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다는 게 현장의 시각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네덜란드의 치유농업은 선진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네덜란드의 노바팜은 1999년 설립 이래, 농업활동을 통해 중독자들의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데 공헌한 곳으로 유명하다. 초기 노바팜은 20여개 농장과 협력해 프로그램을 추진했는데, 노바팜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중독자를 모집하고 농장과 중독자를 연결해주면 각 농장주가 중독자의 상황에 맞는 일자리와 머물 곳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이후엔 건강복지부와 지역정부 산하 농업국의 지원을 받으며 급격하게 성장해 치유농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성공 사례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멀어 보인다. 범정부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치유농업 발전을 뒷받침했던 네덜란드 사례와 달리, 우리나라 치유농업은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다는 게 현장의 시각이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도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교사의 교육부 업무평가에 반영되는 것도 아니고 정부 부처간 협업이 안돼 별다른 지원이 나오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교사의 치유농업 참여는 그저 개인의 가욋일에 지나지 않으니 적극적인 참여에 대한 기대는 공염불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자칫 사고라도 나면 교사가 책임을 져야 하고, 일이 잘 풀리더라도 동료 교사에게 유난 떤다고 눈총 받기나 할 뿐이라고 한다.

여러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까지 업무가 얽혀 있는 ‘농지법’도 쉽지 않은 문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농지 투기 사태를 계기로 ‘농지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에 농지 전용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전국에 농지위원회까지 설치됐다. 이로 인해 농지 간이시설 설치조차 매우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되면서, 치유농업을 하는 농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치유농업에 필요한 간단한 시설 설치도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농업 용도 외 토지 개발에 포함돼서다.

지난해 국내외를 휩쓸었던 인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엔 알코올중독자 구씨가 등장한다. 드라마 속에서 그는 밭일을 하고, 사람들과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결국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치유되고 해방된다. 치유농업의 정의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자연 속에서 생명을 만지고 같은 생명으로써 치유받는 것 말이다. 치유농업이라는 새 산업의 비상을 위해 정부 관련부처와 지자체가 함께 둘러앉아 고민하는 모습이 절실한 시점이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