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강한 고기 즐기려면 가축 수의사부터 확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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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 서구화로 농업생산액에서 돼지가 쌀을 앞질러 1위에 오른 지는 오래고, 소비량으로도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3대 육류 1인당 소비량이 지난해 58.4㎏을 기록하며 쌀의 56.7㎏을 넘어섰다.
수의대생들의 관심을 농장동물로 유도하기 위해 가축 수의사 처우 개선은 물론이고, 현재 전무하다시피 한 임상 체험장을 제도화해 사명감 가지고 일할 인력을 학생 시기에 육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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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 서구화로 농업생산액에서 돼지가 쌀을 앞질러 1위에 오른 지는 오래고, 소비량으로도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3대 육류 1인당 소비량이 지난해 58.4㎏을 기록하며 쌀의 56.7㎏을 넘어섰다. 주요 축종의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소 410만마리, 돼지 1120만마리, 닭 1억6796만마리에 달한다. 이처럼 축산업의 규모가 커지다보니 가축 질병 또한 늘어난 것은 당연하다.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각종 질병의 발생도 잦고 피해 규모도 커졌다.
문제는 이런 질병을 챙길 수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역학조사·정밀검사 등을 진행하는 가축방역관은 수의사여야 하는데, 수의과대학 졸업 후 수의사 자격을 취득한 이들이 대부분 농장동물(가축) 쪽보다는 일이 덜 힘들고 벌이도 나은 반려동물 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019년 실시한 수의대생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8.5%만이 가축 수의사를 희망했으며, 이런 경향은 현장에도 그대로 반영돼 최근 대한수의사회가 낸 자료를 보면 지난해 신고된 임상수의사 7990명 중 897명(11.2%)만 가축 쪽에 종사 중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 국가 차원의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축산업계나 수의학계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는 있다지만 경각심이나 위기의식에서 현장과는 온도차가 크다. 당장 최근 발표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자료만 보더라도 반려동물은 ‘서비스산업 혁신 전략’에 포함시켜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가축 관련 얘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밥보다 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가 된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건강하고 위생적인 고기를 위해선 질병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의대생들의 관심을 농장동물로 유도하기 위해 가축 수의사 처우 개선은 물론이고, 현재 전무하다시피 한 임상 체험장을 제도화해 사명감 가지고 일할 인력을 학생 시기에 육성해야 할 것이다. 대학에서부터 가축 수의사 희망자에게 인센티브를 줘 정원의 일정 비율을 양성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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