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화가' 김재학 '여백의 추상'...시야오 왕 '여백의 구상'
[앵커]
40년 넘게 구상화의 외길을 걸어온 김재학 작가의 화폭에는 화려한 주인공 장미꽃 못지않게 여백을 거칠게 채운 추상적 채색이 매혹적입니다.
반면 중국의 신예 추상화가 시야오 왕은 춤추듯 획을 그은 붓끝에 빈 공간을 남기며 산수화 같은 구상의 체험을 선사합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화폭 위 장미 꽃잎 하나하나가 생기를 머금고 고혹적인 자태를 뽐냅니다.
극사실주의의 진수를 보여주는 섬세한 묘사, '장미 화가'로 알려진 김재학 작가의 신작입니다.
꽃의 매력에 신비한 분위기가 더해진 데에는 여백을 채운 추상적 색채와 질감이 한몫을 합니다.
[김재학 / 작가 : 내 생각을 좀 더 집어넣기 위해서 그림에다… 그래서 배경은 되도록이면 비구상적 요소를 많이 취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선 소나무 대작들도 선보였는데 지리산의 천년송과 함께 마음의 숲을 그리며 자연에 대한 예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목탄의 거침없는 선에 오일 스틱의 색감이 더해져 산수화 같은 풍경이 흐드러지게 피어오릅니다.
중국의 젊은 추상화가 시야오 왕의 경쾌한 붓질엔 발레 같은 리듬감과 자유, 에너지가 넘쳐 흐릅니다.
[시야오 왕 / 중국 작가 : 관객들이 제가 일상 속에서나 작업장에서 맛보는 무한함과 무중력과 같은 느낌에 동참할 수 있길 바랍니다. 저는 그림 그릴 때 몸이 무한 확장될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대담하게 비어 놓은 여백에는 추상표현주의와 도교 사상의 맥을 잇는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시야오 왕 / 작가 : 저에게 빈 공간은 마치 산 정상에서 눈앞에 안개가 펼쳐지면 멀고 또렷하진 않지만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깊은 공간과 같습니다.]
정물화의 배경과 추상화의 텅 빈 여백이 무대 위 조연의 열연처럼 빛을 발하며 미학적 쾌감을 끌어올립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이현오
■ 전시 정보
서양화가 김재학 개인전 =7월 22일까지 / 선화랑
시야오 왕 개인전 <알롱제> =8월 19일까지 / 페로탕 도산파크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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