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미뤄지는 스타트업… ‘세컨더리 시장’서 활기 찾는다
정부도 활성화 위해 규제 완화
실리콘밸리서도 인기, 투자 늘어
시장 침체로 스타트업들의 기업공개(IPO)가 미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구주(舊株·세컨더리)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구주는 회사가 새로 발행한 주식이 아니라 기존 주주나 투자자가 갖고 있던 주식을 뜻한다. 대형 벤처캐피털들이 세컨더리 투자 전문 펀드를 결성하고 정부도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최근 약 3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가 세컨더리 펀드 결성에 나선 것은 2000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에이벤처스도 첫 세컨더리 펀드 결성을 마쳤다. DSC인베스트먼트와 K2인베스트먼트도 최근 세컨더리 펀드 결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컨더리 펀드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인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호로위츠는 물론 베인캐피털벤처스·베서머벤처파트너스 등도 세컨더리 펀드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은 “올해 하려던 스타트업 IPO가 앞으로 3~4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컨더리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세컨더리 펀드가 운용 자산의 20%를 신주에 투자해야 했던 기존 법률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신주 투자 의무 규정을 없애 세컨더리 펀드의 결성과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세컨더리 시장이 활성화된 것은 자금 시장이 어려워져 IPO가 늦어지거나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한 스타트업들의 창업자나 기존 투자자가 지분을 싼값에 시장에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만기를 앞둔 벤처펀드의 경우, 투자한 스타트업의 IPO를 추진하지 않고 주식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업계는 올해 말까지 5조원 이상의 벤처펀드 만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세컨더리 펀드 시장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경우 창업부터 IPO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벤처펀드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세컨더리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예전부터 있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이 IPO까지 걸리는 시간이 14.4년(2021년 기준)인데 반해 미국은 6.3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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