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엘니뇨 예고된 올여름… 정부, 배추·무 비축작전
비축량 각각 1.5배· 3배로 늘려
정부가 여름을 맞아 배추와 무에 대해 대규모 비축 작전에 나섰다. 올해 4년 만에 ‘엘니뇨(동태평양 3개월 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예고된 가운데, 폭우가 내렸다가 바로 불볕더위가 닥치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생기는 수급 불안을 미연에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10월까지 정부가 비축하는 배추 물량은 1만7000t, 무는 6000t이다. 작년 비축량인 배추 1만1700t, 무 2000t보다 각각 1.45배, 3배로 늘었다. 배추는 2012년(1만8000t)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이 비축하는 것이고, 무는 2015년(9000t)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다.
이렇게 배추와 무의 비축을 대폭 늘리는 것은 올해 긴 장마와 무더위로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는 4년 만에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여름철 평소보다 많은 비가 내리고, 겨울철 온도가 올라가는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상청은 지난 6일 발표한 전망에서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까지 평년보다 더울 확률이 50%,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40%라고 했다. 평년보다 비가 많이 오거나 비슷할 확률은 80%로 예보했다. 이윤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채소사업부장은 “배추와 무가 비를 맞았다가 뙤약볕을 쬐면 물러져 녹아버리는 데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며 “작년에 고랭지 배추와 무 대부분을 버렸던 경험 때문에, 올해는 밥상 물가를 지키고자 선제적으로 대비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배추와 무를 0~1도로 유지되는 저온 창고에 비축하는데, 통상 2~3개월 정도 신선도가 유지된다고 한다. 배추는 저온 창고 15개, 무는 6개에 나눠 저장하고, 9월 초·중순부터 시장 동향에 따라 비축 물량을 푼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배추와 무는 여름철엔 공급이 줄어서, 가을 넘어 김장철엔 수요가 늘어서 한 차례씩 가격이 뛴다”며 “지금부터 저장해 두면 가격이 뛸 때에 맞춰 비축 물량을 풀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작년 8월 장마철 폭우로 배추 도매가격은 10kg당 2만360원으로 1년 전보다 102% 올랐고, 무도 20kg당 2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00%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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