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은 침략자” 외친 獨 극우정당, 지지율 2위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난민과 불법 이주자들이 급증하자 유럽 각국에선 ‘반(反)난민’을 전면에 내세운 극우 정당이 힘을 얻고 있다.
7일(현지 시각)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독일 공영방송 ARD가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0%를 얻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SPD·18%)을 추월해 기독민주당(CDU·28%)에 이어 둘째로 지지율이 높은 정당에 올랐다. 동부 튀링겐주(州)에서는 지지율 34%를 얻어 지지율이 1위였다. AfD는 창당 10년 만에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장까지 배출하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튀링겐주 존넨베르크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AfD 소속 로베르트 제셀만(50)이 당선된 데 이어, 이달 2일 작센안할트주에 있는 라군-예스니츠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한네스 로트(42)가 당선됐다. 내년 초까지 동 부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줄줄이 남아있어 AfD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추가로 배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fD 지지율은 특히 동부 지역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8%)나,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15%) 등에서는 기성 정당에 비해 지지율이 한참 뒤처진다. 슈피겔은 이를 두고 “AfD는 남자, 노동자, 오시(Ossi·옛 동독 출신 독일인) 등 소외받은 동부지 역 사람들을 (극우) ‘애국자’로 사회에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며 “AfD는 자본가·노동자 등 상하위 계급이 아닌, 외부인·내부인으로 계급을 재정의해 ‘침략자’인 난민을 분노의 대상으로 만들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이탈리아와 핀란드엔 극우 정권이 들어서 있다. 이탈리아에선 지난해 9월 총선 때 100년 만의 극우 성향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가 당선됐다. 지난 4월 핀란드 총선에서는 중도 좌파 성향 집권당이 패배해 우파 국민연합당이 극우 핀란드인당을 포함한 3개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스웨덴도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집권 중도좌파연합이 우파연합에 패배했고, 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극우 정당 스웨덴민주당이 득표율 20%를 넘어 원내 제2정당이 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프랑스는 작년 총선에서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이 보수 정당인 공화당(LR)을 앞서며 하원 577석 가운데 89석을 차지해 원내 제2정당이 됐다. 르펜은 같은 해 치러진 대선에서도 2위를 차지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결선에서 맞붙었다. 마크롱의 연금개혁과 알제리계 이민자 시위 등에 대한 반발과 맞물리며 최근 지지도가 더 올라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우파연합이 집권당인 사회노동당에 압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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