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 종점에 3000평...“김건희 특혜” 주장한 민주당 前 군수의 내로남불

최훈민 기자 2023. 7. 1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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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균, 원안 종점에 땅 1만㎡ 소유
군수 재직때 고속도로 예타 통과
‘金특혜론’
논리대로면 본인도 특혜
정동균 전 양평군수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 TF의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후 보충설명을 하고 있다. 2023.07.09./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 종점(양서면) 근처에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군수는 “정부가 고속도로 노선을 바꿔 종점을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인근으로 변경하려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왔다. 9일에는 민주당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의혹 진상규명 TF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이날 대법원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정 전 군수와 일가 친척들은 양평 옥천면 아신리에 총 14개 필지 1만68㎡(약 3046평)에 달하는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필지 11개(9709㎡·약 2937평)는 원안상 종점에서 약 1.6㎞ 거리에 있다. 근처에 정 전 군수 아내 박씨가 2006년과 2020년 구매한 땅 3필지도 있다. 정 전 군수는 양서면 종점 안이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할 때 군수로 재직 중이었다.

정 전 군수는 “상속받은 땅인데, 난 그 땅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거기는 종점 예정지에서 큰 산을 하나 넘어야 하기에 종점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길이 나있지도 않은 땅”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필지 2개를 제외하곤 다 길가에 있거나, 길에 맞닿은 정 전 군수 땅에서 접근 가능한 연결된 땅이었다. 야당이 주장하는 ‘김건희 특혜론’ 논리를 적용하면, 원안대로 했을 때 정 전 군수 일가가 큰 특혜를 보는 셈이다. 반면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노선을 적용할 경우 40m의 높은 교량이 마을 하나를 반 토막 낸다.

원안 종점에서 약 1.6㎞ 떨어진 경기 양평군 옥천면에 위치한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 일가의 땅. 총 면적은 약 1만㎡에 달한다. /최훈민 기자

그는 최근엔 ‘종점은 원안대로 두고 강하 IC(나들목)만 만들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군수 재직 때인 2021년에도 강하 IC 설치를 요구했었다. 그해 4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이 예타를 통과한 지 한 달 뒤 최재관 민주당 여주~양평 지역위원장은 정동균 당시 군수와 당정협의회를 하고, 강하 IC 설치 등 지역 주민 간담회 내용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예타를 통과한 원안은 강하면을 지나지 않기 때문에 강하 IC를 설치하려면 노선 변경이 필수다.

이후 국토부는 노선을 남쪽으로 끌어내려 강하 IC를 설치하고 종점을 양평 서쪽인 양서면에서 양평 중심부 쪽인 강상면으로 하는 지금의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다 노선 변경 요구 당사자였던 민주당이 갑자기 ‘김건희 특혜론’을 주장하며 대안 반대에 나섰고, 최근에는 자신들이 요구했던 강하 IC가 ‘종점을 바꾸지 않고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자승자박’이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원안은 ‘민주당 전 양평군수 일가 특혜’가 된다”며 “헛발질이 민주당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 부인을 겨냥한 황당 정치 공세는 제 발등 찍은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대통령 부인 일가 특혜론’을 주장하기 전에 ‘자당 소속 전직 양평군수 특혜 의혹’부터 똑바로 조사하라”고 했다.

정 전 군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이후 언론에 출연해 군수 재임 당시엔 노선 변경 논의가 없었다고 강조하며, 김건희 여사 특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방송에선 진행자가 ‘강상면이 실제로 종점이 되면 이 땅을 소유하고 있는 김건희씨 일가는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하자 “실질적으로 그렇게 확정이 되면 그런 혜택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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