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300% 제한”vs“360% 가능”… 압구정 재건축 설계 수주전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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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급 재건축의 나침반으로 여겨지는 압구정 아파트 지구가 본사업 시작 전부터 잡음으로 시끄럽다.
압구정 단지 중에서도 핵심지로 꼽히는 압구정 3구역의 경우 쟁쟁한 설계사가 수주전에 나선 가운데 용적률 위반 여부를 놓고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바로 옆 압구정 2구역은 단지 주요 시설에 프랑스 이름을 붙여 위화감 조성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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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공모지침, 300% 기준 따라야”
“市 재정비, 용적률 완화방안 논의”
2구역 일부 시설 ‘불어 이름’ 논란도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3구역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며 현재 국제현상 설계를 공모하고 있고, 해안건축과 희림건축이 맞붙었다. 압구정 3구역은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북쪽에 있는 현대1∼7차, 10·13·14차, 대림빌라트 등이 있는 36만4206㎡에 약 5000채를 짓는 사업지다. 해안건축은 정부세종청사, 국회 소통관, 아모레퍼시픽 본사 등을 설계했다. 희림건축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용산 대통령실 청사 리모델링 등을 설계한 곳으로 국내 건축설계 업계에서 상위 업체로 꼽힌다.
이들 회사는 이달 1일부터 홍보관을 마련하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각각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해안건축은 조합원 전 가구 한강 조망·남향 배치 평면 개발과 축구장 28개 규모 공원, 압구정로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단지가 인근 지면에서 8m가량 들어 올려져 조성될 예정이다. 희림건축도 조합원 전 가구 한강 조망을 내걸고 단지 중앙의 공공보행통로를 우회시키고 한강변 인근에 70층 높이의 랜드마크 동(棟)을 세우겠다고 했다.
문제는 경쟁이 과열되면서 해안건축 측이 희림건축에서 용적률 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설계회사 간 공방이 거세게 일고 있다는 점. 용적률 기준이 높아지면 집을 더 짓거나 넓게 지을 수 있다.
조합이 제시한 설계 공모 운영 기준에는 주로 아파트가 들어서는 3종 일반주거용지 용적률(땅 면적 대비 건물 바닥 면적을 합한 면적의 비율)이 300% 이내로 규정돼 있는데 희림건축은 기준보다 높은 360%를 확보하겠다고 수주 영업에 나섰던 것. 오성원 희림건축 주거1설계본부 파트장은 “현재 재정비 수립 중인 기본계획 아래에서는 개별법에서 정한 용적률 완화를 중첩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기본계획이 바뀌면 용적률 360% 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택 해안건축부문 대표는 “공모 지침, 현 서울시 신통기획 등에서 용적률 300%를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설계 당선작은 이달 15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안중근 압구정 3구역 조합장은 “현재 과열 경쟁으로 인해 부작용이 심한 상황”이라며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해 설계 공모가 잘 마무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근 단지인 압구정 2구역은 재건축 이후 지어지는 스카이라운지에 ‘벨르빌르’ ‘몽소’ 등 일반인에게 난해한 프랑스어를 붙였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단지에는 6개 동이 세워지는데 각 동의 최상층에 짓는 스카이 라운지 이름을 ‘플로랄 드 파리’ ‘앙드레 시트로엥’ ‘프롬나드 플랑테’ ‘튈르히’ ‘몽소’ ‘벨르빌르’ 등 파리에 있는 공원 이름으로 명명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사실이 각 동에 프랑스어 이름을 붙였다는 주장으로 와전되며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이 일었던 것.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압구정 재건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을 보여준 에피소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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