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집속탄 지원’에… “민간인 피해 우려” 분열하는 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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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500일을 맞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량살상무기 '집속탄'을 지원할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CNN 인터뷰에서 집속탄 지원 방침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전쟁은 실탄 싸움"이라며 미 의회, 동맹 등과 상의한 후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간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섰던 영국과 캐나다가 8일 동시에 "미국의 집속탄 지원을 반대한다"고 밝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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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목표 동시다발 공격 ‘강철비’… 나토 회원국 3분의 2 사용 금지
바이든 “탄약 부족에 어려운 결정”
11일 나토 정상회의 앞 내부 잡음… ‘中견제-우크라 가입’ 놓고도 이견
미국의 집속탄 지원은 11,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나토의 중국 견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허용 등을 두고 회원국 간 이견을 보여 이번 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러 “집속탄 지원은 ‘핵 아마겟돈’” 반발
바이든 대통령은 7일 CNN 인터뷰에서 집속탄 지원 방침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전쟁은 실탄 싸움”이라며 미 의회, 동맹 등과 상의한 후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해당 집속탄을 러시아가 점령 중인 남동부 일부 탈환에만 사용하고 러시아 본토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수십,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무기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폭발을 일으키고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 공격할 수 있다. 하늘에서 수많은 폭탄이 폭발하며 흩뿌려지는 모습이 비처럼 보여 ‘강철비’로도 불린다. 하지만 불발 비율이 40%에 달하고 이것이 대부분 민간인 피해로 이어져 전 세계 120여 개국이 사용을 금했다.
미국을 제외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나토 회원국 중 3분의 2는 집속탄의 사용, 제조, 보유, 이전을 금하는 2010년 ‘CCM’ 협약에 서명했다. 그간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섰던 영국과 캐나다가 8일 동시에 “미국의 집속탄 지원을 반대한다”고 밝힌 이유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같은 날 텔레그램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심각한 치매를 앓고 있는 병든 노인”이라며 “인류 절반을 자신과 함께 저세상으로 데려가려고 ‘핵 아마겟돈’으로 도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상황을 성경에 등장하는 인류 최후의 전쟁 ‘아마겟돈’에 비유해 미국이 집속탄을 지원하면 러시아는 ‘핵’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종종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 中견제-우크라 가입 두고도 이견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나토의 존재감이 이례적으로 커진 상황에서 나토의 지역적 확장을 놓고도 회원국들 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나토는 1949년 소련의 위협에 맞서 서방을 중심으로 한 집단안보체제로 출범했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이미 나토 전체의 부담이 상당한 상황에서 중국까지 견제해야 한다는 것에 일부 회원국이 이견을 보인다고 8일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 5월 “나토가 아시아태평양으로 확장하는 건 큰 실수”라며 일본 도쿄에 나토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도 이번 나토 정상회담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동유럽 국가, 발트3국 등은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나토 가입 허용을 주장한다. 러시아의 다음 목표가 자신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탓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7일 나토가 전쟁 중인 국가를 회원국으로 받지 않는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 사안에 관한) 회원국의 의견이 모두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에둘러 반대 의사를 표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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