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 결사항전 영웅들, 젤렌스키가 데려왔다
러와 포로 교환, 튀르키예 머물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주요 격전지였던 마리우폴에서 80여 일간의 투쟁 끝에 생포됐던 우크라이나 지휘관들이 조국으로 돌아왔다고 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이날 데니스 프로코펜코 등 5명의 지휘관과 함께 항공편으로 귀국했다. 그는 귀국을 앞두고 트위터에 지휘관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우리는 튀르키예에서 돌아오고 있으며, 영웅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있다. 그들은 마침내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있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들은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러시아군에 저항하다가 같은 해 5월 제철소가 함락되면서 2000여 명의 병사와 함께 포로가 됐다. 러시아는 그해 9월 튀르키예·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중재를 통해 포로 교환 형태로 이들을 석방했다. 다만 지휘관 5명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귀국하지 않고 튀르키예에 머물러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러시아는 튀르키예가 합의를 위반했다며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아무도 우리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합의에 따르면 이 우두머리들은 분쟁이 종식될 때까지 튀르키예에 남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11~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토 회원국들이 튀르키예를 강하게 압박한 결과라고도 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은 전 마리우폴 주둔군 지휘관들의 우크라이나 귀국을 허용한 배경을 묻는 언론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아조우스탈과 함께 저항의 상징으로 간주되는 흑해 즈미니섬(뱀섬)을 찾아 병사들을 격려했다. 이 섬은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점령됐다가 같은 해 6월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곳이다. 우크라이나 국민 역시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웅들’의 귀환을 환영했다.
한편,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이스탄불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자격이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9월 서방 최대 군사동맹인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젤렌스키는 빌뉴스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불가리아·체코 등 회원국들에 나토 가입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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