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달려들고 野는 면전 비난...폭행 빼고 다 당한 IAEA 총장
더불어민주당은 9일 국회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을 만나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이라며 IAEA를 비판했다. 그러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회’의 우원식 의원은 이날 “IAEA가 일본 맞춤형 조사를 했다”며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바다에 버리지 말고 음용수 등으로 쓰라고 일본 정부에 권고할 의사가 없느냐”고 했다. 대책위원장인 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IAEA 최종 보고서의 부실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로시 총장은 “IAEA는 방류 계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검토하기 위해 상주할 예정이며, 지난주 후쿠시마에 사무소를 개설했다”며 “절차와 기능 등 모든 면을 검토하기 위해 수년, 수십 년 동안 계속 상주하겠다”고 했다. 위 의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그로시 총장에게 “IAEA가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지 말고 국제기구로서의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공개회의에서 민주당의 수위 높은 비판이 이어지자 당황한 기색이었다. 처음에는 몇몇 발언을 메모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얼마 뒤엔 표정을 약간 찡그리거나 안경을 벗고 중간중간 한숨을 내뱉었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민주당 간담회를 마치고 출국했다. 지난 7일 방한한 그로시 총장의 2박 3일 일정 내내 시위대는 그를 따라다녔다. 한 친야(親野) 성향 매체 기자는 그로시 총장의 방한 전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행사장에서 “원 밀리언(100만) 유로?”라는 질문을 던졌다. IAEA가 일본 정부에서 100만유로를 받고 후쿠시마 원전 방류가 안전하다는 보고서를 써줬다는 음모론이었다. 그로시 총장은 불쾌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 터무니없다”고 답했다.
그로시 총장은 7일 오후 10시 47분쯤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미 시위대가 그로시 총장의 입국 통로를 막아선 채 “그로시 고 홈” 등 구호를 외쳤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는 순간 시위대가 달려들었고, 몸싸움 끝에 탈출했다. 결국 그는 2시간 넘게 공항 내부에 피신해 있다가 다음 날 0시 50분이 돼서야 화물용 통로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일부 친야 세력은 입국 방해 과정을 ‘김포대첩’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로시 총장은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 투숙했다. 그러자 시위대는 인근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시위를 했다. 그로시 총장이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을, 이어 외교부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나러 갈 때도 시위대는 따라다녔다. 9일 국회로 올 때도 시위대가 국회 본청 정문을 점거, 다른 통로로 돌아가야만 했다.
시위대는 본청 회의장 창문까지 다가와 “그로시 고 홈”을 외쳤고 창문을 두드리기까지 했다. 그로시 총장은 이날 출국 전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 간담회 사진을 올리며 “IAEA는 한국민들의 우려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투명성과 열린 대화가 자신들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한 대학교수는 “차분하게 의사 표시를 하는 시위는 국민의 권리”라면서도 “외교 일정을 방해할 정도의 이런 과도한 시위는 국격(國格)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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