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평道는 2025년 착공해야 한다/여야, 옳고 그름 신속히 증명하라
차량으로 서울에서 양평까지는 먼 길이다.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도로망이 부족한 데다 그나마 만성체증이다. 그 소요 시간이 15분대로 줄어든다는 건 양평군민에게 꿈이다. 그 꿈을 실현시킬 도로가 추진되고 있었다. 1조7천억원 들여 만드는 서울~양평고속도로다. 그 꿈의 사업이 백지화됐다. 국토부 장관이 ‘직을 걸겠다’며 발표했다. 야권이 제기한 의혹에 결백을 주장하는 과정이었다. 말도 안 되고, 전례도 없다. 장관이 정할 일도 아니다.
양평군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민주당이 이런 지역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 양평군민을 볼모로 잡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장관이 국책사업을 즉흥적으로 백지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는 “내가 못 먹으니까 버리겠다는 그런 것이냐”고 반문했다. 안민석 의원은 “성깔 부릴 때가 아니라, 당장 장관직 사퇴하고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백지화 선언에 대한 분노와 역풍이 상당 부분 원희룡 장관을 향하고 있다.
그런데 불은 민주당 발등에도 떨어졌다. 의혹을 신속히 증명해 내야 하는 책임이다. 민주당 대변인이 이런 논평을 냈다.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거기 있는 것이 괴담인가’, ‘윤석열 정부에서 고속도로 종점 계획이 갑자기 변경된 게 가짜뉴스냐’. 한가한 말장난이다. 김 여사 측 땅은 대통령 재산 공개에 공지돼 있다. 노선 변경 자체는 정상적인 행정 행위다. 민주당이 주장했던 건 이런 일반적 조건이 아니다. ‘김 여사 특혜 위해 노선 바꿨다’는 범죄 조건이었다.
더구나 이해찬 전 대표가 촉발한 의혹이다. 일부 인터넷 언론이 앞서 언급하긴 했다. 하지만 폭발력은 역시 이 전 대표의 발언이었다. 이런 의혹을 구체적 근거 없이 폭로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그 근거를 국민 앞에 풀어야 한다. 세상에 공개된 김건희 여사 측 땅 주소지다. 비밀일 수 없는 고속도로 노선 변경안이다. 이 자연스러운 팩트만 놓고 정권이 휘청거릴 정도의 의혹을 구성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있으면 다 꺼내 놓고 신속히 검증 받아야 한다.
결론은 원 장관의 경솔이다. 생각 없는 선언이 백지화 철회의 기회까지 좁혔다. 정부 여당의 길도 민주당처럼 하나다. 특혜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변경의 논의 과정, 참여 주체, 남겨진 문서, 절차별 일시 등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그래서 백지화 철회를 위한 전제를 만들어내야 한다. 고속도로 착공 계획은 2025년이었다. 추호의 지연도 있으면 안 된다. 특검·국정조사는 옳지 않다. 질질 끄는 정치 꼼수다. 그런 꼼수를 기다려줄 여유가 양평군민에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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