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돈 워리, 비 해피
세상살이가 늘 즐겁지는 않다. 아니, 많은 날이 힘들고 어렵다. 요즘처럼 후덥지근하고 불쾌지수가 높을 때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땐 바비 맥퍼린(사진)의 ‘돈 워리, 비 해피(Don’t Worry, Be Happy)’를 흥얼거릴 일이다.
“여기 내가 쓴 작은 노래가 있어요/ 당신은 그 노래 소절을 하나하나 부르고 싶을 거예요/ 돈 워리, 비 해피/ 우리 인생에 문제는 다 있는 법이죠/ 걱정하면 문제는 두 배가 됩니다.”
1988년에 발표한 앨범 <심플 플래저(Simple Pleasures)>에 수록된 아카펠라 송으로 바비 맥퍼린이 작사, 작곡했다. ‘돈 워리, 비 해피’는 인도의 영적 지도자인 메헤르 바바가 표어 등으로 자주 쓰던 말이다.
경쾌한 휘파람 소리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바비 맥퍼린의 탁월한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돈이 한 푼도 없어요, 스타일은 엉망이죠/ 당신을 웃게 해줄 여자도 없네요/ 그래도 걱정하지 말아요. 행복해지세요”라고 위로한다. 또 “내 전화번호가 여기 있어요/ 걱정이 되면 전화해요/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요”라고 속삭인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칵테일>의 주제가로 쓰이면서 사랑을 받았고,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삽입되었다. 클래식 지휘자로도 활동했던 바비 맥퍼린은 두 차례에 걸쳐 내한공연을 하기도 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흑인영가와 가스펠송을 주로 발표했다. 악기가 내지 못하는 팔색조와 같은 목소리로 잘 어우러진 오케스트라를 듣는 듯한 행복감을 준다.
거의 모든 노래가 지친 영혼을 위로하는 곡들이어서 찾아 들을 만하다. 그의 위로를 받고 싶은 날씨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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