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아웃 지불→오피셜 임박' 뮌헨, 김민재에게 원하는 역할...'전진성'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26)에게 원하는 역할은 분명하다. 바로 '전진성'이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로 이적하면서 '유럽 5대리그'에 입성했다. 이적료는 1,805만 유로(약 255억 원)에 불과했고, 계약 기간은 기본 3년에 연장 옵션 2년이었다. 처음에는 우려의 시선이 존재했다. 빅리그에서 검증이 안 됐고, 전임자가 칼리두 쿨리발리였기 때문이다. 이에 김민재는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들어서게 됐다.
기우였다. 빅리그 첫 시즌임에도 적응기가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피지컬 경합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태클, 인터셉트 등 압도적인 수비 능력을 펼쳤다. 거기다 스피드도 빠르고 빌드업 능력, 전진성까지 갖춰 허점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민재 덕에 나폴리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 질주를 했고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거머쥘 수 있었다.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팀 최초로 8강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팀 트로피는 물론, 개인 영예도 누렸다. 시즌 도중 9월 세리에A 사무국 선정 이달의 선수상, 10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시즌 말미에 '세리에A 올해의 팀', '세리에A 베스트 수비수'에 이름을 올렸다. 이게 다 한 시즌 만에 얻어낸 성과다.
시즌 종료 후, 김민재가 보유한 바이아웃으로 인해 복수 클럽이 관심을 보였다. 처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달라붙었다. 지난 6월 초(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리엘레 델로 스포르트'는 "7월이 되자마자 김민재의 맨유 오피셜이 나올 것이며 4+1년 계약을 맺을 것이다"라고 했고, '일 마티노'는 "김민재는 오는 7월, 바이아웃을 지불할 맨유에 합류하며 연봉 900만 파운드(약 150억 원)를 벌어들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탈리아 '칼치오 메르카토'의 다니엘레 롱고는 "김민재는 맨유 이적에 근접했다"라고 알렸다. 롱고는 지난해 여름 김민재의 이적 사가에 있어 나폴리행을 정확하게 맞춘 기자로 익히 알려졌다.
하지만 맨유는 더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못했다. 인수 문제가 겹치면서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후 뮌헨이 다가갔다. 그리고 6월 중순에 김민재 에이전트와 접촉하며 협상을 이끌었다. 독일 '키커'는 6월 17일, "뮌헨은 김민재 에이전트와 첫 만남을 가졌고, 그 회담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22일,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대화와 협상이 진행 중이며 확실히 긍정적이다. 뮌헨은 앞으로 며칠 이내에 거래를 마무리하길 원한다. 김민재는 뮌헨으로 합류하기 직전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28일, 개인 합의 소식이 밝혀졌다. 플레텐베르크는 "확정됐다. 김민재는 확실히 뮌헨에 입단하기로 결정했다. 뮌헨은 많은 협상 끝에 김민재와 그의 에이전트를 설득했다. 메디컬 테스트는 군사 훈련 수료 이후에 진행된다"라며 뮌헨 이적을 기정사실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까지이며 연봉은 1,200만 유로(약 170억 원) 수준이다.
메디컬 테스트는 퇴소 다음 날인 7일에 완료됐다. 김민재는 지난달 15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그리고 6일 목요일에 퇴소를 마쳤다.
장소는 독일이 아닌 한국이었다. 7일, 복수 매체는 김민재가 뮌헨 메디컬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알렸다. 특히 독일 'TZ'의 필립 케슬러는 김민재가 서울에서 마무리했다며 구체적인 위치까지 공개했다. 이를 두고 독일 '빌트'는 "뮌헨에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김민재는 6일까지 군 복무를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뮌헨 메디컬 테스트를 하기 위해 독일로 가는 대신, 한국에 머물렀다. 이는 뮌헨 역사상 가장 미친 메디컬 테스트다. 앞으로 며칠 안에 공식 발표가 나올 예정이다"라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후 바이아웃까지 지불이 완료됐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8일, "뮌헨은 이미 김민재의 바이아웃을 발동했다. 나폴리는 세금 포함 5,000만 유로(약 715억 원)를 받는다. 서류를 최종 확인하고, 서명하게 되면 공식발표가 나올 것이다"라고 알렸다.
독일 '키커' 역시 9일, "뮌헨은 5,000만 유로에 김민재를 영입했다. 뮌헨은 올여름 이적시장에 뛰어든 뒤, 막대한 돈을 지출했다. 계약은 며칠 안에 발표될 것이다. 이적료 5,000만 유로는 선수의 바이아웃 조항에 의해 가능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뮌헨은 왜 바이아웃까지 지불하며 김민재를 영입했을까. 이유는 분명했다. 독일 '란'은 9일, "김민재는 뮌헨 수비 쪽에서의 가장 큰 결함을 해결해야만 한다. 뮌헨은 1년 전, 니클라스 쥘레가 떠나면서 전진 패스와 빠른 공격 전개가 부족했다. 해당 부분은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과 몇몇 선수들의 사이에서의 논의 주제였다"라고 작성했다.
이어 "김민재의 장점은 빌드업 상황에서의 패스 안정감과 더불어 계속해서 전진하는 모습이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김민재는 공을 발밑에 두고 뛰기 시작한다면, 5초 만에 상대편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도착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더불어 김민재가 수비진에서의 리더 역할을 맡을 수 있고, 뮌헨의 불안정한 수비 라인에 안정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기에 뮌헨이 영입했다고 내다봤다.
뒷받침되는 근거가 있다. 앞서 '키커'는 "김민재는 상대와 타협하지 않는 뤼카 에르난데스와 비슷한 점이 있지만, 게임 구조에서도 실력을 갖췄다. 2022-23시즌 유럽 5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전진 패스(1,057회)와 세 번째로 많은 패스(2,547회)를 기록했다. 조슈아 키미히(2,233개)보다도 7계단 앞서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렇듯 뮌헨은 김민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빌트'는 김민재가 뮌헨의 트레블 열쇠가 될 거로 전망했다. 뮌헨의 마지막 트레블은 2019-20시즌으로, 당시 분데스리가, DFB포칼, UCL을 석권했다. 앞으로의 여정에 있어 김민재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매체는 "트레블을 위한 타워 두 개! 다요 우파메카노는 극도로 불안한 2022-23시즌 후반기를 보낸 이후 센터백 포지션에서 밀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투헬 감독은 데뷔 시즌 주로 백4에 의존했고, 이에 따라 (현재로서) 명백한 주전은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데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라위다"라고 썼다.
이어 "김민재는 데 리흐트와 함께 뮌헨의 심장부를 형성해야만 한다. 190cm의 키를 보유한 그는 189cm의 마타이스 데 리흐트와 완벽하게 들어맞고 강하다. 데 리흐트는 뮌헨 첫 시즌에 리더로 성장했고, 뮌헨은 그를 지원하기 위해 매우 강하면서 번개처럼 빠른 선수를 준비했다. 김민재가 어렸을 때부터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은 괜히 그런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다수의 독일 언론은 우파메카노가 밀려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안정감 하락 때문이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매우 경기력이 뛰어났지만, 후반기에는 치명적인 실수를 여러 차례 저지르면서 안정감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후방에서의 안정성을 매우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공격으로 먼저 조립하면서 수비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게 아니라, 후방에서의 조직력을 완성한 다음에 공격 디테일을 착실히 쌓아간다.
김민재는 2022-23시즌 나폴리에서 실수를 거의 저지른 적이 없다.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랐을 때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가 나오기도 했었지만, 우파메카노처럼 시즌을 망쳐버리는 실책은 아니었다. 더불어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처럼 반시즌 내내 부진하지도 않았다. 안정감에 있어서는 김민재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김민재의 뮌헨 합류 시점과 관련해서 'TZ'의 케슬러는 7일, "김민재는 군사훈련을 마치고 며칠간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뮌헨은 아시아 투어 직전에 김민재의 합류를 고려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24일, 선수단과 함께 도쿄로 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뮌헨은 프리시즌에 '아우디 투어'를 진행한다. 오는 26일 맨체스터 시티, 29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이상 일본), 8월 2일 리버풀(싱가포르)과 경기를 치른다. 뮌헨은 일본으로 이동하기 전에 김민재를 합류시키고자 한다. 김민재는 짧은 휴가를 보낸 뒤, 7월 중순에 출국할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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