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산 주민 참여로 ‘ 지속가능한 미래유산’ 만들어야”

김덕형 2023. 7. 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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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성공개최 5주년
-지역주민의 역할 재조명 심포지엄
▲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성공개최 5주년 지역주민의 역할 재조명 심포지엄이 최근 평창 대관령면사무소에서 열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 5주년이 됐지만, 올림픽 유산에 대한 사후관리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준비와 맞물려 평창올림픽 유산 사후 활용 작업에 다시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올림픽 도시라는 평창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해선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이 같은 의견은 지난 6일 평창군 대관령면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성공개최 5주년-지역주민의 역할 재조명 심포지엄’에서 나왔다. 심포지엄은 평창군이 주최하고, 평창유산재단·강원도민일보·2018 평창올림픽유치기념위원회가 주관했다. 기조연설과 주제발표, 토론 등 주요내용을 싣는다.
 

기조연설┃2018평창동계올림픽 회고와 성과  


심재국 평창군수
“올림픽 개최 주민 열정·노력 가장 큰 성과”
 

평창동계올림픽은 지난 1999년 6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아시안게임 폐회식 때 올림픽 유치 포부를 밝히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올림픽 유치는 3번의 도전 끝에 이뤄냈다. 군민은 대단한 열정을 보여줬다.

한라산부터 백두산까지 2014㎞에 이르는 국토정주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실사단에 굳은 유치 의지를 보여주는 인간 띠 환영식, IOC 총회 서포터즈 및 거리운동 등 군민들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다. 대한민국은 평창올림픽을 치르면서 4대 메이저 스포츠 대회를 개최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전국 광역 지자체중 사회기반시설 분야에서 최하위로 평가받던 강원도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20년 이상 발전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원주~강릉 복선 전철과 서울~원주 고속화철도 개량, 제2영동고속도로 조기 개통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조금의 지연 없이 최단기간 준공됐다.

IOC에 따르면 전 세계 3억 명 이상이 개회식 영상을 시청했다. 대회 기간엔 올림픽 시청가능 인구 50억 명 중 15억 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됐다. 평창군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평창올림픽 경제 효과는 투자소비지출 21조 원, 국가이미지 제고 효과 11조 6000억 원으로 분석됐다. 평창에 가장 큰 자산이자 성과는 군민들이 함께 성공 개최까지 겪어온 문제 해결과 과정이다.


주제발표 1┃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지역주민의 역할  
송정록 강원도민일보 편집국장
“ 지역민 올림픽 개최 자긍심 유산화 필요”
 

올림픽 유치 이후 강원도 입장에서 제일 신경 썼던 것은 원주~강릉 철도를 비롯해 시설들이었다. 문제는 올림픽이 끝나면 무엇을 남길 것인지다. 평창올림픽 유산은 평화가 될 거라 생각한다. 용평에는 성화대가 남아있지만 결국 올림픽 유산은 가치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 밴쿠버 올림픽은 사회적 기업이나 제3 기구가 어린이와 어른에게 수 많은 체험문화 활동을 제공했다. 평창올림픽은 기술적으로 밴쿠버를 압도했지만,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는 활동은 아쉬웠다. 지역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평창올림픽 자부심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평창시민과 달리 강릉시민이 더 높은 자긍심을 느꼈다고 답했다.평창 주민들의 올림픽 개최 경험을 올림픽 유산으로 남기는 게 중요하다. 주민들이 지닌 올림픽 개최 자긍심을 세계적 이슈인 기후변화, 평화 문제와 접목한다면 새로운 올림픽 유산을 만들 수 있다.
 


주제발표 2┃평창동계올림픽 유산사업과 추진계획
김재봉 평창군 올림픽체육과장
“올림픽 유산 인프라 구축· MICE 산업 육성”
 

평창올림픽이 남긴 유산은 단연 SOC를 꼽을 수 있다. 올림픽 이후 실시한 인식조사에서 가장 잘한 동계올림픽 사업은 도로 및 상하수도 등 인프라 확충이었다. KTX 개통, 국도 6호선·59호선과 제2영동 고속도로 조기 개통 등이 대표적이다.

무형 유산으로는 평창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자원봉사 및 서포터즈 활동, 문화프로그램 육성 등이 있다. 향후 추진 사업은 올림픽유산 인프라 구축과 동계스포츠 인재육성, 올림픽연계 MICE 사업, 국제대회 개최 등으로 구분된다. 분야별로 올림픽유산 인프라 구축을 위해 평창동계스포츠 과학센터와 동계훈련센터, 평창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인재 육성은 수호랑스포츠 캠프 지원사업과 개발도상국 동계스포츠 선수육성, 평창눈동이패스포트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올림픽과 연계한 명품 MICE 개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2024 아시아 태평양 등 국제 대회·행사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주제발표 3┃평창의 올림픽 유산 활용 방향  
이영주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역 생활양식 브랜딩해 관광분야 접목”

올림픽을 계기로 평창이라는 도시를 전 세계에 어떤 방식으로 알릴 것인지가 중요하다. 2002년 시드니는 올림픽 과정에서 ‘시드니다움’을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 결과 지역 정체성을 녹여낸 축제인 비비드 시드니를 탄생시켰다. 센터 같은 시설 조성도 중요하지만 ‘평창스러움’이 깃든 어떤 콘텐츠를 담아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올림픽 치른 5년 전과 달리 현재 많은 게 변했다. 워케이션, 재택근무 등 사람들은 더 이상 한 지역에 머물지 않고 여러 지역을 다닌다. 평창은 올림픽을 계기로 관광업에서 많은 이점을 갖게 됐다. 한국관광의별에 선정된 대관령 등 유명한 관광명소를 비롯해 외국인이 선호하는 월정사, 해피 700 슬로건 등이 있다. 제주하면 해녀를 떠올리듯, 평창하면 대표적인 생활양식을 브랜딩한다면 올림픽이 남긴 이점을 기반으로 사람들을 평창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토론 ┃ “ 평창동계올림픽 유산 사후관리 전략 미흡


군, 정부·강원도와 관련사업 구체화해야”
올림픽 시설·무형자산 활용사업
지역색 살린 프로그램 개발 필요
평창군민 역량 강화 연계도 중요
 

△좌장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토론자
◇토론
△한명희 강원대학교 교수 △정종은 상지대학교 교수 △김광성 평창군의원 △김봉래 대관령면 번영회IF


△천남수=“2011년 7월 당시 서울에 있었다. 늦은 시각 텔레비전에서 세 번의 도전만에 평창올림픽 개최 성공 소식을 알렸다. 개최지 평창이라는 얘기가 들리자마자 친구들이 환호했고 서울 시민들도 덩달아 기뻐했다. 이러한 기억들이 평창올림픽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의미다. 대한민국 국민이 느낀 경험과 기억을 되살려 올림픽 개최 이후 평창이 진정한 세계의 도시로, 지역주민들이 행복하고 자긍심 갖는 지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한명희=“올림픽 관련 정부와 강원도, 평창군이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 평창군은 향후 올림픽 시설을 통해 국제·국내 대회를 개최할텐데, 그 과정에서 군민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세계화 속에 지역적인 요소가 중요해졌다. 외국 올림픽 사례를 생각할 게 아니라 평창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알려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평창올림픽에 참여했던 군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큰 자원은 인적자원이다. 올림픽 당시 자원봉사했던 분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는 프로그램부터 시작할 수 있겠다.”

△정종은=“국제행사 일원으로 참여한 경험은 대한민국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자원이다.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군민들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올림픽과 같은 메가이벤트를 개최하면 사람과 시설, 브랜드가 남는다. 시설을 어떻게 색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지, 브랜드를 예전 기억이 아닌 미래 지향적으로 키울 것인지는 철저히 개최 도시의 문제다. 올림픽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유산으로 남길 만한 무언가를 남겨야 하는 상황이다. 올림픽 도시라는 평창의 정체성, 나아갈 방향을 드러내는 이미지와 목표가 있어야 한다. 시민들이 그 과정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김광성=“스포츠와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대한민국 동계 올림픽 역사는 평창이라는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평창군을 대한민국 레저스포츠 도시로 브랜드화할 수 있겠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와 화합, 문화올림픽으로 치러진 최고의 올림픽이다. 발전가능한 유산을 먼저 개발하고 선정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평창올림픽 이후 유산에 대한 사후관리 전략이 미흡했다는 점이 아쉽다.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을 올림픽 유산 사후 활용 시작점이라고 생각하고, 평창군이 추진하는 올림픽 유산사업을 중앙정부, 강원특별자치도와 협의하며 구체화해야 한다.”

△김봉래=“평창올림픽은 성공 개최했지만 그 후 문화와 삶은 계속돼야 한다. 동계올림픽은 단순히 경기장뿐만 아니라 교통 인프라와 도시경관, 청정마을 이미지를 남겼다. 평창을 찾는 이들이 일주일간 혹은 한달간 평창을 머물며 청정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워케이션 센터와 한달살이 숙소, 스몰 컨벤션 시설이 필요하다. 대관령 음악제와 연계한 아트비엔날레, 영화제, 가곡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평창만의 이미지를 홍보해야 한다. 평창군 추진 사업들이 계속 연기되고 있는데 정확하게 중심을 잡아 추진하고 평창 학생들을 위한 동계 스포츠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정리/김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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