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TO 강원] ⑦ 짜릿한 손맛, 영월군낚시협회 - 손맛에 중독된 강태공들 근심 던지고 행복 낚는다
2015년 군낚시협회 이색 관광상품 제작
남한강 품은 영월, 레저스포츠 불모지서
전국 쏘가리 루어낚시클럽 성지 탈바꿈
2017년 영월군수배 전국낚시대회 시작
‘무박2일 야간낚시’ 접수 조기마감 인기
매년 쏘가리 치어 방류행사 ‘박수갈채’
마스크를 벗고, 되찾은 일상.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하나 둘 미뤄왔던 일들을 하느라 분주한 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축제, 못 갔던 해외여행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차분히 잃었던 일상을 되찾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다양한 취미소모임을 통해 다시 관계 맺고 무기력을 조금씩 쓸어내고 있는 일반인 생활체육 소모임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⑦ 짜릿한 손맛, 영월군낚시협회
쏘가리는 검정우럭목에 속하는 담수어다. 주로 물 흐름이 빠르고 바닥에 바위가 많은 여울에 서식하지만, 큰 강이나 호수에서도 산다. 특유의 황색과 갈색의 호피무늬가 아름다워 인상적인 데다 낚시할 때 손맛이 좋고 요리의 맛이 일품이라 낚시인과 식도락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쏘가리 낚시는 주로 가짜 미끼인 루어를 이용한다. 50㎝ 이상까지도 자라는 중대형 어종이고, 귀하고 잡기 힘든 물고기라는 상징성과 도전심리 덕분에 전문적으로 즐기는 꾼들이 꽤 많다.
영월은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을 이루는 풍부한 수계를 자랑하지만 타 지역처럼 낚시를 활용한 레저스포츠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이를 아쉬워 하던 30대부터 50대 연령층의 지역 낚시인들로 구성된 동강쏘사랑(회장 정병환)와 동강루어클럽(회장 김우진)·동강시스타루어클럽(회장 유은상)·서강루어클럽(회장 문춘호)·영월루어클럽(회장 조형직) 등 5개 클럽은 지난 2015년 영월군낚시협회(회장 홍태성)로 의기 투합했다. 이어 협회는 2016년 영월의 대표적인 색다른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지역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하기 위해 우선 예비대회 추진을 제안받아 십시일반 모은 기금으로 10팀 한정 낚시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영월에서는 쏘가리 낚시대회가 생소한데다 인근 지역에서 공격적인 쏘가리 마케팅을 성공시킨 상황이어서 전국 낚시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이에 협회 임원진들은 하루 3시간 이상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 결과 “기존 대회 방식으로 간다면 후발주자로서 차별성이 없다”라는 인식에 합의했고 대회 방식을 180도 변경해 무박 2일 일정의 야간 전국 낚시로 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실제 쏘가리는 야행성이라서 낮에는 그냥 돌 틈에 숨어 가만히 있지만 밤에는 은신처 밖으로 나와 전광석화처럼 작은 물고기 사냥에 나서기 때문이다.
걱정거리는 또 있었다. 야간에 특히 강물 속에서 진행하는 낚시대회여서 주위 사람들이 출전 선수들의 안전을 우려했다. 처음 시작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하지만 초보자가 아닌, 경험이 많은 클럽 낚시인들이 참여를 하고 관리 감독도 철저하게 하면 가능하다고 설득한 뒤 결국 예비대회를 진행했다.
비록 10팀 한정이지만 접수 마감일이 다가오니 혹 미달 사태가 발생할까 긴장도 됐다. 그러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접수 몇 분 만에 통장에 10팀 참가비가 들어 왔다. 협회 임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렇게 영월의 쏘가리낚시대회는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100마리가 넘는 쏘가리가 잡히면서 남한강의 풍부한 어족자원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대회 평가를 받았다. 다른 대회에서는 10마리에서 많아야 20마리 정도가 잡히는데 비해 확실하게 차별화된 조과(釣果)를 거뒀으며 “대회 방식 또한 너무 재미있어 진정한 대회다”라는 호평을 받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후 협회는 이를 바탕으로 영월군, 군체육회와 적극적인 협의를 거쳐 예산을 지원받아 2017년 봄 영월읍 정양리에서 김삿갓면 대야리를 유유히 흘러가는 남한강 유역 3.7㎞ 구간에서 팀별로 6명이 출전하는 ‘제1회 영월군수배 팀대항 전국쏘가리루어낚시대회’를 개최했다. 참가팀 수도 지난해 10팀에서 30팀으로 늘려 대회 규모를 확대했지만 10분 만에 마감되고 쏘가리 조과도 150마리가 넘으면서 전국 쏘가리 낚시인들에게 최고의 낚시대회로 발돋음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협회는 전국에서 “모집팀이 너무 작아 참가하고 싶어도 접수를 못해 아쉽다”는 민원이 군에 쇄도하자 2018년 제2회 대회에서는 50팀으로 대회 규모를 늘리는 한편 경쟁력 있는 대회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참가비도 팀당 15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 접수는 조기에 마감돼 낚시대회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난데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2020년과 2021년 2년간은 대회를 열지 못했지만 홀로 쏘가리 손맛을 즐기려는 전국 낚시인들이 꾸준히 남한강을 찾았다.
코로나가 종료된 뒤 열린 지난해 6월 제4회 대회는 3년만의 오랜 기다림 탓에 접수 대란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군은 지역의 풍부한 쏘가리 어족자원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자 어족자원 확충을 위해 지난 제4회 대회부터는 매년 쏘가리 치어 2만여 마리 방류행사도 진행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여기에다 대회에서 잡힌 쏘가리는 ‘캐치앤릴리즈(catch and release)’ 행사를 통해 다시 자연으로 모두 돌려보낸다.
홍태성 영월군낚시협회장은 “영월군수배 팀대항 전국쏘가리루어낚시대회는 이제 전국 각지의 쏘가리 루어낚시클럽들이 진정한 실력을 겨루는 최고의 메이저대회로 성장했다”며 “향후 더욱 많은 대회 유치로 전국의 쏘가리 마니아들을 유인해 ‘쏘가리 메카 영월’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방기준 ▶영상 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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