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논란의 유상증자에 맥 못 추는 주가…주주들 '뿔났다'

윤정원 2023. 7.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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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금액 상당수 채무상환에 이용

CJ CGV는 지난달 20일 1조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CJ CGV 주가가 고전하고 있다.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상증자에 따른 가치 훼손을 우려하는 주주들의 불만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CJ CGV는 지난 7일 전 거래일(8840원) 대비 1.58%(140원) 내린 8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CJ CGV는 한때 10만 원을 웃돌았던 종목이다. 2016년 1월 29일에는 12만8351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CJ CGV는 지난달 20일 1조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CJ CGV는 시장에 유통되는 총 주식(4772만주)의 1.5배에 달하는 7470만주를 새로 발행한다고 했다. 증자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 CJ CGV는 증자로 확보한 3800억 원을 부채 상환에 쓴다는 방침이다.

기업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 유상증자는 주가 하락을 부추기곤 한다. 특히 회사의 채무상환 목적이 유상증자 목적이라면 시장에서는 해당 회사의 재무상태를 '적신호'로 해석해 악재로 본다.

더욱이 CJ CGV는 유상증자 조달 금액 중 3분의 2가량이 채무상환에 쓰이고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은 각각 1000억 원, 900억 원을 들인다고 밝혔다. 특별관 등을 통한 신사업 발굴은 단기적 자구책일 뿐 장기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주주인 CJ가 현금으로는 600억 원만 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높다. 4500억 원 가치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현물 출자하겠다고 했으나 소액주주들의 반응은 마뜩지 않다.

영화 산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주가 하락을 부추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빼앗긴 관객들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영화관으로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CJ CGV는 최근 티켓값도 꾸준히 인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평균 8000원이던 가격을 1만5000원까지 끌어올렸다. 급상승한 티켓값을 감안한다면 관람객이 증가세에 있다고 하더라도 예년만큼 관객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률은 극장 이용객이 줄어드는 만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매체 이용형태조사 등을 참고하면 OTT 이용률은 2020년 66.3%에서 2021년 69.5%, 2022년 82%에 달했다.

CG CGV는 지난 7일 전 거래일(8840원) 대비 1.58%(140원) 내린 8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네이버 증권정보 캡처

일각에서는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 적자 규모가 맞아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CGV가 회계상의 부실을 털어낸 뒤 매각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불거진다. 회계상 부실을 털어내고 신사업이라는 기업의 성장성을 불어넣은 뒤 가치를 높여 향후 청산이나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CJ그룹에 대한 증권가의 부정적인 평가도 줄을 잇고 있다. NH투자증권은 7일 CJ의 목표주가를 9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낮추고 투자 의견을 '보유'로 제시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의 2분기 매출액은 10조6035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4930억 원으로 28%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는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동양 연구원은 "CJ제일제당 부진과 CJ CGV의 연속적인 유상증자,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며 "CJ CGV는 유상증자 이후 기존사업 혁신, CJ올리브네트웍스와 시너지 등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여타 계열사에 피해가 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CJ대한통운에 대해 CJ CGV 유상증자로 불거진 CJ그룹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기존 13만 원에서 10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현재 CJ 측은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CJ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는 단순히 악화에 따른 자금 수혈이 아니다"라면서 "CGV가 1998년 외환위기라는 어려운 여건에 출발해 한국 영화의 전성기를 견인한 것처럼, 앞으로는 극장의 미래를 제시하는 미래공간사업자로 거듭나려 한다"고 설명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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