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펩과 즐라탄의 전쟁

2023. 7. 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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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펩 과르디올라 감독.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명장'이다.

그의 명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 2008년 바르셀로나 감독 지휘봉을 잡으면서다. 세기의 전술과 전략을 선보이며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강의 팀으로 만들었다. 2009년 전대미문의 6관왕을 포함해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했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가히 세계 축구는 바르셀로나의 시대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완벽주의자'였다. 그래서 그의 지도를 받는 선수들도 완벽해야 했다. 그래야 과르디올라 감독은 만족했다.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수 장악 방식은 남달랐다. 자신이 구축한 시스템 내에서만 모든 것이 이뤄져야 했다.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가차 없었다. 전술이든, 훈련 방식이든, 생활 태도든 과르디올라 감독의 말이 곧 법이었다.

여기에서 벗어나면 가차 없이 눈 밖으로 몰아냈다. 슈퍼스타도 과르디올라의 방식을 무조건 따라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쫓겨나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대표적으로 야야 투레가 그랬고,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서 도망치듯 나온 가브리엘 제수스도 그랬다.

이런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대놓고 '항명'한 선수가 있었다. 기 싸움이라면 절대 밀리지 않는 슈퍼스타, 그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절대 카리스마, 바로 '사자왕'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2009년 인터 밀란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났다. 지금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금기시한 게 한 가지 있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금지 명령이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모든 선수들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 과르디올라 감독의 말이 곧 법이었고, 그의 시스템에서 벗어나면 바로 아웃이었기 때문이다.

그 금기 사항은 바로 '스포츠카 운전 금지'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이 스포츠카를 타고 훈련장에 오는 것을 금지했다.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다. 허세 부리지 말라는 것인가. 위화감 조성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 아무튼 스포츠카는 바르셀로나 훈련장에서 볼 수 없었던 자동차였다.

이 괴팍한 금기 사상을 전해 들은 이브라히모비치. 사자왕은 이렇게 울부짖었다.

"나는 이 금기 사항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떤 차를 몰고 다니는지는 아무도 상관할 바가 아니다!"

바르셀로나 훈련장에서는 난리가 났다고 한다. 왜? 괴팍한 금기 사항에 대항한 이브라히모비치의 괴팍한 행동 때문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스포츠카의 상징 페라리를 몰고 출근했다. 그것도 슈퍼카 오브 슈퍼카라는 '엔초 페라리'를.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펩 과르디올라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데일리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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