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첫 3루타·홈런 원맨쇼' 재활 복귀 FA 보상선수까지 터진다고?…"질 것 같지 않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7월 8전 전승 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FA 보상선수까지 잠재력을 터트릴 기세다. 두산 내야수 박준영(26)이 또 하나의 보상선수 신화를 쓸 준비를 마쳤다.
박준영은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9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히트 포더 사이클까지 2루타 하나 모자란 활약을 펼치면서 9-2 승리와 함께 팀의 8연승을 이끌었다.
두산은 지난해 겨울 NC 다이노스로 4년 46억원에 FA 이적한 포수 박세혁(33)의 보상선수로 박준영을 품었다. 당시 두산이 가장 기대한 박준영의 능력은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능력이었다. 두산이 그동안 꾸준히 보강을 원했던 장타력을 갖춘 우타자가 보호선수 명단에서 풀려 있으니 일단 데려가겠다는 계산이었다.
박준영은 지난해 10월 왼쪽 어깨 탈구로 수술대에 올라 올해 개막부터 전력에 보탬이 되긴 어려웠다. 그래도 재활을 잘 마친다면 날이 무더워지고 전력 보강이 필요한 여름쯤에는 힘을 보탤 수 있으리라 믿었다.
재활을 마친 박준영을 직접 확인해보니 기대 이상이다. 박준영은 지난 7일 1군에 콜업되자마자 잠실 키움전에 교체 출전해 이적 첫 안타를 생산하며 기대감을 품게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박준영의 컨디션을 첫 경기에서 확인하자마자 이날까지 2경기째 선발 3루수로 기용하고 있다. 마땅한 대체자가 없어 쉼없이 달려온 주전 3루수 허경민(33)에게 휴식을 주면서 박준영의 가능성을 더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분위기면 박준영은 내야수 강승호(29), 박계범(27)에 이어 또 보상선수 신화를 쓸 것으로 보인다. 박준영은 선발 2경기 만에 자신의 타격 재능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후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이적 2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다음 정수빈 타석 때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런다운에 걸리는 바람에 아웃되긴 했지만, 좋은 타격감을 기대하게 했다.
4회말 4득점 빅이닝의 물꼬를 텄다. 1사 후 강승호와 장승현의 안타로 주자 1, 2루 기회를 잡은 상황. 박준영은 볼카운트 1-0에서 6구 연속 파울타구를 생산하며 키움 선발투수 정찬헌을 괴롭히더니 끝내 좌익수 오른쪽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쳤다. 이후 타선이 2점을 더 뽑아 6-0으로 달아나면서 키움의 기세를 완전히 꺾을 수 있었다.
박준영은 6-2로 앞선 6회말 내친김에 이적 첫 홈런까지 신고했다. 1사 후 왼쪽 담장을 쏙 넘어가는 홈런을 날렸다. 상대 투수 하영민의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이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았다.
히트 포더 사이클까지 2루타 하나를 남겨둔 상황. 박준영은 7회말 1사 후 4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타순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대기록 달성 기회는 날아간 순간이었다.
박준영은 경기 뒤 "솔직히 기록은 별로 생각 없었다. 팀 연승에 도움이 된 것만으로 뿌듯하다. 형들이나 코치님들이 계속 기록을 말씀해 주셔서 알고는 있었는데, 타석에 들어가서는 그런 생각 없이 출루만 하자고 생각했다"며 대기록 달성 실패는 아쉬움이 없다고 했다.
이적 첫 홈런과 관련해서는 "치자마자 너무 높게 떴고, 내 느낌상 제대로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뜨자마자 아웃이라 생각했는데, 수비수가 계속 뒤로 가는 걸 보면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관심 세리머니는) 홈런 치면 형들이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세리머니 해도 가능한 재밌게 받으려 했다"고 답하며 웃었다.
런다운 상황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박준영은 "코치님께서 초구부터는 견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셔서 뛰었는데 바로 견제하더라(웃음). 코치님께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야수가 공 든 걸 보니까 숙이면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숙여서 피했는데 결과는 아웃이었다"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박준영은 취재진을 만나기 앞서 단상에서 진행한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전반기 마지막까지) 11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취재진에는 "그만큼 지금 분위기가 좋고, 이제 계속 연승을 하다 보니까 질 것 같지가 않더라. 타자가 누구든 어떤 선수든 다 나가면 안타를 칠 것 같고, 어떤 투수든 다 막아줄 것 같고 그렇게 똘똘 뭉쳤기 때문에 이렇게 연승을 할 수 있지 않나 싶다"며 팬들 앞에서 다짐한 11연승까지 도전해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11연승을 달성할 경우 구단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한다. 종전 기록은 10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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