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칼끝 결국 송영길 향하나? 후원조직 사무국장 소환 조사

‘돈봉투 의혹 수사’ 수개월 전 먹사연 PC 하드디스크 인멸 의혹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지난 6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2차 자진출석이 무산된 후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송영길 전 대표의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간부를 소환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이날 먹사연 사무국장 김 모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에 대비해 먹사연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정황 등을 숨기려 했던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53·구속) 씨의 지시를 받아 먹사연 사무실에 있던 모든 PC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혐의(증거인멸)를 받고 있다.

증거인멸 시점으로 지목된 지난해 11월은 이정근(61·구속기소)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재판에 넘겨진 직후이자, 검찰이 이 씨가 숨겨둔 휴대전화를 확보한 시기다. 이 휴대전화에 민주당 내 인사들과 나눈 통화의 녹음파일이 상당히 많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씨의 개인 비리 의혹이 ‘민주당 게이트’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결국 이 녹음파일이 돈봉투 의혹의 단초가 됐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박 씨가 증거인멸을 지시한 경위와 교체된 PC 하드디스크 속 자료의 내용, 송 전 대표의 관여 여부 등을 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조사에 출석하며 ‘박용수씨 지시로 증거를 인멸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모르는 일"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29일 송 전 대표의 후원조직인 먹사연을 압수수색 하면서 일부 PC 하드디스크가 교체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돈봉투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기 수개월 전에 송 전 대표 측이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한 것이라고 판단, 이런 내용을 전직 보좌관 박 씨의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반면 송 전 대표 측은 "정기적으로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것"이라며 "오비이락이며 말도 안 되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는 반박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돈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금품 전달과 먹사연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지시·관여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