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장애 영아’ 살해... 친부와 외할머니 구속

출생 신고 안된 아동 2123명
전수조사 결과 12일쯤 발표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친모 몰래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친부 A씨가 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2023.7.8 /연합뉴스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영·유아를 살해하거나 숨진 아기의 시신을 유기한 부모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정부는 2015~2022년 태어났지만 출생신고 기록이 확인되지 않은 아동 2123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이르면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당초 ‘출산 후 미등록 영아’가 2236명이라고 발표했는데, 감사원 조사가 완료된 지난 4월 이후 뒤늦게 출생신고가 된 113명은 발표 대상에서 제외됐다.

수원에서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남자 아기를 친모 몰래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40대 친부 A씨와 60대 외할머니 B씨가 8일 구속됐다. 수원지법 김정운 당직판사는 “범죄 혐의 중대성,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이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3월 친모 C씨가 병원에서 남자 아기를 낳자 출산 당일 집으로 데려가 하루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아기가 숨진 것을 확인한 뒤 시신을 경기 용인시 인근 야산에 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A씨 등은 출산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날 것을 미리 알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아이를 살해하기 위해 하루 동안 방치한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친부 A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앞서 기자들이 “아이가 아파서 범행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외할머니 B씨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 “정말 미안하다”라고 했다. 경찰은 아이 시신을 찾기 위해 이들이 지목한 야산을 수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생후 6일 된 딸을 집에 놔두고 외출해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시신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쓰레기 수거함에 유기한 광주의 30대 친모 D씨도 같은 날 구속됐다. D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혼모로 출산한 이후 홀로 양육하는 게 힘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D씨는 출산 전후로 일정한 직업이 없었으며 가족 도움 없이 홀로 양육할 능력이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출생 미신고 전수조사가 시작되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부담을 느껴 지난 6일 밤 경찰에 자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