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적발 5분도 안 걸리는데…여전한 ‘배짱’ 둔갑 [현장K]
[앵커]
농축산물에 대한 원산지 단속이 강화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하지만 원산지를 속이는 식당과 업체들은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는데요.
특히 여름 휴가철엔 육류 원산지 조작이 가장 많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단속 현장을 박진수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왔습니다. 원산지 점검 좀 나왔어요."]
전통시장의 한 정육점을 단속반이 점검해봤습니다.
국산으로 표시된 삼겹살.
진짜일까.
[이태규/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 : "사장님, 이거 어디 거예요? 멕시코산 아니예요? 이거 수입인데."]
창고에서 멕시코산 삼겹살이 나옵니다.
[이태규/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 : "멕시코 있지? 그치, 멕시코 것 같아. 모양(스펙)이 멕시코 모양(스펙)이야. 이거 칼질 하신 거잖아 이렇게."]
거래 내역까지 확인하자 원산지 조작을 실토합니다.
[정육점 사장/음성변조 : "먹고 살려고 그랬어요. 죄송합니다. 제가 뭐 드릴 말씀이 있겠습니까. 죄송합니다."]
한 음식점 냉장고, 국산과 외국산이 뒤섞여있습니다.
["섞여 있네, 섞여 있어."]
간이검사 결과는 외국산.
["수입(산)으로 나오네."]
업주는 국산으로 표기된 거래서류를 내밀며 항의합니다.
[음식점 업주/음성변조 : "몇십 년 동안 거래하던 업체에서 당연히 국산으로 주니까 나는 당연히 국산이라고 사 왔지."]
공급업체가 국산과 외국산을 섞어 음식점까지 속인 거로 확인됩니다.
외국산 돼지고기 가격은 국산의 절반 정도, 원산지를 속이면 차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습니다.
고기 일부를 떼서 5분 안에 원산지를 확인하는 검사 장비까지 나왔지만, 육류 소비가 느는 휴가철엔 원산지 조작이 흔한 일이 됩니다.
[이도윤/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 :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가격 급등기에는 그런 위반들이 다른 시기보다 더 많이 일어나는 편입니다."]
최근 3년 동안 원산지 규정을 어겨 적발된 사례는 돼지고기만 2천 건을 넘습니다.
[이도윤/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구속 수사가 되는 경우도, 사례도 있기 때문에 (거짓 표시가) 가볍게 볼 그런 행위는 아닙니다."]
또 적발 사례의 5% 정도는 징역형이 선고될 만큼 처벌도 점점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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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realwa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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