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2조 감소’ 커지는 종부세 구멍
공정시장가액비율 60% 하한 유지
강남 아파트 세부담 25~33% 줄어
올해 종합부동산세가 지난해보다 2조원 이상 덜 걷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시가 하락폭이 크고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난해에 이어 60%로 동결하면서다.
9일 정부 안팎과 세무업계에서는 올해 종부세수가 작년보다 2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18.61%(역대 최대폭) 하락해 정부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해 여름에 올해 세입 예산을 전망하면서 올해 종부세가 5조7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그대로 유지한 점도 종부세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정부는 종부세 등 부동산세 부담이 과중하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종부세법이 시행령에 위임한 하한선인 60%까지 내렸다.
당초 정부는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보유세 부담이 줄면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이전 수준인 80%로 상향할 것을 검토했지만 결국 ‘2020년 수준 종부세’를 앞세워 60%를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원상 복귀시키려던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부동산 세수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세금 계산기 ‘셀리몬’의 종부세 시뮬레이션을 보면 올해 공시가 13억2700만원인 서울 잠실 리센츠 84㎡의 종부세 부담은 82만원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적용한다면 109만원이었을 종부세가 25% 감소한 것이다.
서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84㎡의 올해 종부세 부담은 587만원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적용했을 때의 879만원에 비해 33% 줄어든 금액이다.
공시가 하락과 공정시장가액비율 동결로 인한 세수 감소 효과를 약 30%로 놓고 본다면 올해 종부세수는 4조원대 후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2022년 종부세수(6조8000억원)보다 2조원가량 적다.
다만 정부는 공동주택뿐 아니라 단독주택과 토지분 종부세가 큰 폭으로 줄어들지 않아 종부세수 감소 폭이 이처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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