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화장실서 버려진 생리대 찾다 붙잡힌 남성…“성욕 풀려고”

서울남부지법, 벌금 800만 원 선고…“범행 자백했고 정신지체 있어”

여성들의 건강 필수품인 생리대. 게티이미지뱅크

여성들이 공중 화장실에 버리고 간 생리대를 챙겨 자신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던 남성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성폭력처벌법상 성적 목적 다중 이용장소 침입 혐의로 기소된 남성 A 씨에게 최근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 한 건물에서 여성들이 쓰고 버린 생리대를 주워 가기위해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 약 30분 뒤 같은 건물 다른 층 여자 화장실로 향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이미 지난해 1월 같은 종류의 범죄를 저질러 법원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판사는 "A 씨는 집행유예 기간에 자기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여자 화장실에 침입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범행을 자백했고 지적장애 2급의 정신지체를 갖고 있으며, 그것이 심신미약 정도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가족들이 재범 방지를 위해 철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