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사이클링 히트…'투수→타자' 46억 FA 포수 보상선수, 드디어 재능 폭발?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NC 다이노스에서 그야말로 '복덩이'가 왔다. 그동안 피우지 못했던 꽃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서는 만개할 수 있을까.
박준영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 3루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박준영은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을 통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당시에는 투수였던 박준영은 첫해 32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6.95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됐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온 뒤 타자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타자로 변신한 박준영은 2020년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2를 기록했고, 이듬해 111경기에서 57안타 8홈런 타율 0.209으로 타자로서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NC와 동행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박준영은 2022년 10월에는 어깨 탈구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총액 46억원에 NC로 이적한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10월 어깨 탈구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던 박준영은 기나긴 재활 끝에 5월 하순부터 퓨처스리그에 출전하기 시작, 최근 10경기에서 12안타 4홈런 6타점 11득점 타율 0.333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끝에 지난 7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때마침 허리 상태가 좋지 않은 허경민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적격이었다.
박준영은 1군의 부름을 받은 첫 날 선발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대타로 출전해 2타수 1안타(2루타) 1득점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전날(8일)에는 이적 후 처음 스타팅으로 출전해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으나, 9일 다시 선발로 기회를 받았고 그야말로 '펄펄' 날아올랐다.
경기 초반부터 박준영의 방망이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박준영은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움 선발 정찬헌을 상대로 7구째 133km 투심을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출루에 성공한 뒤 도루를 시도하던 중 견제에 걸려들면서 협살 끝에 아웃이 됐다는 점이었다.
좋은 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박준영은 2-0으로 앞선 4회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정찬헌의 8구째 129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때 키움 좌익수 박주홍이 다이빙캐치를 통해 타구를 잡아내려는 과정에서 타구가 뒤로 빠지는 행운이 따랐다. 박준영에 앞서 출루한 모든 주자들은 홈을 밟았고, 그 또한 3루에 안착했다.
일찍부터 2안타를 기록한 박준영은 세 번째 타석에서 '힛 포 더 사이클'에 다가섰다. 박준영은 6-2로 크게 앞선 6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키움의 바뀐 투수 하영민의 5구째 135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올 시즌 첫 아치. 이로써 박준영은 '힛 포 더 사이클'까지 2루타 1개만 남겨두게 됐다.
하지만 기록은 끝내 만들어지지 못했다. 박준영은 7회말 1사 주자 없는 네 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김성진과 맞붙게 됐는데, 5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게 된 까닭. 8회 박준영에게 다섯 번째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고, 두산이 경기의 주도권을 손에 쥐고 있었기 때문에 9회 공격 기회도 제공되지 않으면서 결국 '진기록'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그래도 두산에서의 시작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포지션 전향의 성공사례를 쓸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 박준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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