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맘껏’ 배출하면 한반도 일강수량 36% 늘고, 태풍 최대 85% 는다
온실가스 감축에 실패하면 한국에서는 극한 강우와 극한 태풍이 모두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은 지난 3월 발간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응 및 감축 중장기 연구방향’에서 이런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원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종합 보고서에 쓰였던 5개 상세 기후변화 시나리오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균 내 분석했다. 2020~2049년은 근미래, 2050~2079년은 중미래, 2080~2099년은 원미래로 정하고, 탄소 배출을 얼마나 할지에 따라서 각 기간의 강수 형태 변화를 살폈다.
강수량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격차가 컸다. 저배출시나리오(SSP1-2.6)에서는 연평균 강수량이 근미래보다 중미래에서 전체 강수량이 6% 증가하지만, 원미래에는 근미래 값과 비슷하게 다시 돌아온다. 고배출 시나리오(SSP5-8.5)에서는 근미래, 중미래, 원미래 순으로 남한 평균 연 강수량이 약 10%포인트씩 증가한다.
연중 5일 최대 강수량을 보면 저배출 시나리오에서는 근미래에서는 현재 대비 3% 상승했던 강수량이, 중미래에서는 10% 늘어났다가, 원미래에서는 다시 현재보다 4.7% 늘어나는 수준으로 줄어든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근미래에 현재 대비 6.5%, 중미래에 16.7%, 원미래에 27.9% 증가해 방재 역량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진다.
태풍 분석에서는 IPCC 제6차 종합 보고서에 쓰였던 5개 상세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근미래(2031~2060년), 원미래(2071~2100)로 나누어 현재 기후(1985~2014년)와 비교했다.
한반도 영향 태풍은 빈도도 늘고, 강도도 강해질 전망이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한반도 영향 태풍이 현재 기후 대비 최대 85%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담겼다. 지역별로는 서해로 지나는 태풍이 85%, 내륙이 78%, 남서해가 30%, 동해가 25%, 남해가 12% 순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는 태풍이 서해로 향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질수록 태풍의 ‘먹이’는 많아지는데, ‘장애물’은 줄어드는 탓이다. 해수면 온도는 저위도보다 한반도 주변 중위도에서 더 뚜렷하게 증가했다. 태풍 형성을 방해하는 ‘연직(鉛直) 시어(Shear)’(수직 방향으로 풍향·풍속의 변화)도 약해진다. 지금은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한 태풍이 중위도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해수면 온도가 낮은 지역을 지나며 에너지를 잃거나, 연직 시어가 커서 태풍 구조가 깨지기도 하는데, 태풍이 오히려 에너지를 얻으며 북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저배출 시나리오보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태풍, 호우 변화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라며 “온난화가 더 심해지면 호우, 태풍이 증가해 재해 피해가 더 증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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