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10K' 산체스 KBO 센세이션급 강렬 데뷔, KIA 파죽의 5연승 질주... KT 4연패 수렁 [수원 현장리뷰]
KIA 타이거즈는 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1만8700석 매진)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5연승과 함께 35승 1무 38패를 마크했다. KIA는 7위 키움을 1경기 차로 제치고 6위로 점프했다. 3위 두산과 승차는 4경기, 4위 롯데와 승차는 2경기, 5위 NC와 승차는 1경기다. 반면 KT는 34승 2무 41패를 기록한 채 4연패 수렁에 빠졌다. 9위 한화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1리 앞서며 8위에 자리했다. 키움과 승차는 1경기. 이제 월요일(10일) 휴식 후 KIA는 광주로 이동해 삼성 라이온즈와 홈 3연전, KT는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3연전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다.
KIA는 최원준(1루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좌익수)-소크라테스(중견수)-고종욱(지명타자)-김선빈(2루수)-김태군(포수)-박찬호(유격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마리오 산체스. KIA는 지난 6일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는데, 그중 한 명이 산체스였다.
김종국 KIA 감독은 경기 전 "투구 수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 90~100구 정도까지, 최대한 길게 끌고 갈 것"이라며 운용 계획을 밝혔다. 이어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인 파노니의 향후 합류에 대해 "현재 광주에서 웨이트 훈련과 불펜 피칭 등을 소화하고 있다. 취업 비자 발급 상황을 일단 지켜봐야 한다. 만약 비자가 나온다면 내주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등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KT는 김민혁(좌익수)-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이호연(2루수)-알포드(지명타자)-안치영(우익수)-배정대(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배제성.
경기를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이호연의 콜업에 대해 "전날 2군 경기에서 3안타를 기록했다. (타격 시)큰 충격은 없다고 하더라. 본인이 통증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뛸 수 있다고 해서 콜업했다"고 이야기했다. 이호연은 지난달 21일 친정팀 롯데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자신이 친 공에 코뼈를 맞으면서 코뼈가 부러졌다. 하지만 수술 없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날 전격 콜업돼 선발 출장했다.
1회 산체스는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김상수를 3구 삼진으로 솎아낸 뒤 후속 황재균 타석 때 김민혁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이어 황재균마저 6구째 루킹 삼진으로 얼어붙게 만들며 1회를 마쳤다. 이후 산체스는 완벽하게 자신의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박병호를 5구째 루킹 삼진으로 아웃시킨 뒤 다음 타자 장성우마저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이호연을 초구에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3회도 삼자 범퇴로 깔끔했다. 선두타자 알포드를 5구째 좌익수 뜬공, 안치영을 3구째 유격수 땅볼, 배정대를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아웃시켰다. 알포드와 배정대 상대로 모두 결정구를 슬라이더로 선택했는데, 우타자 기준 마치 스위퍼처럼 바깥쪽으로 꺾이는 각이 좋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산체스는 "슬라이더와 스위퍼를 섞어 구사한다"고 했다.
산체스의 호투는 계속됐다. 다만 4회말을 앞두고 산체스의 이중 키킹 동작에 관한 심판진의 지적이 있었고, 이에 김종국 감독이 심판진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래도 산체스는 꿋꿋하게 자신의 투구를 이어 나갔다. 선두타자 김민혁을 6구째 2루 땅볼로 유도한 뒤 김상수를 3구째 3루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황재균에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았으나, 박병호를 풀카운트 끝에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박병호를 유인한 결정구 역시 슬라이더였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산체스.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배정대는 헛스윙 삼진, 김민혁은 중견수 플라이 아웃. 김상수에게 안타를 내준 가운데 황재균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때 산체스가 김상수를 향해 견제구를 뿌리는 과정에서 이강철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에게 항의했다. 산체스의 견제 동작에 관한 항의였다. 이후에도 산체스가 몇 차례 1루 견제구를 뿌린 가운데, 끝내 황재균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처리하며 포효했다. KT 위즈파크에 모인 KIA 팬들은 산체스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리고 산체스는 나성범이 7회초 투런포를 치며 5-1 리드를 잡은 가운데, 7회말에도 위즈파크 마운드를 밟았다. 선두타자 박병호를 초구 2루수 땅볼로 유도한 뒤 장성우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결국 여기까지였다. 마운드를 최지민에게 넘기며 이날 자신의 데뷔전 투구를 모두 마쳤다.
이날 산체스의 성적은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1실점(1자책). 총투구수는 88개. 속구 43개, 슬라이더 20개(123~133km), 커터 12개(131~134km), 커브 6개(122~124km), 체인지업 5개(131~133km), 투심 패스트볼 2개(각 146km)를 골고루 섞어 던졌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7km(최저 142km)가 나왔다. 특히 속구의 스트라이크가 34개, 볼이 9개일 정도로 빠른 볼의 제구가 좋았다. 총 스트라이크는 62개, 볼은 26개. 이후 최지민이 이호연과 알포드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산체스는 자책점을 '1'로 유지했다.
KIA가 2회 2점을 먼저 뽑았다. 선두타자 고종욱이 좌전 안타로 나간 뒤 배제성의 폭투를 틈타 2루까지 갔다. 김선빈은 우익수 플라이 아웃. 김태균의 우익수 방면 안타로 1, 3루를 만들었고, 박찬호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 고종욱이 홈을 밟았다. KT로서는 이호연이 한 번에 더블 플레이로 연결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계속해서 박찬호가 2루를 훔친 뒤 최원준의 좌중간 적시타 때 홈인, 2-0까지 달아났다.
이후 배정대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3회초에는 KIA의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 범퇴 처리했다. 이어 4회에도 고종욱을 2루 땅볼, 김선빈을 유격수 땅볼, 김태군을 3루 땅볼로 각각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5회 역시 삼자 범퇴. 박찬호와 최원준을 각각 2루 땅볼, 김도영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6회초 KIA가 또 한 점을 추가했다. 1사 후 최형우와 소크라테스의 연속 안타로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KT는 선발 배제성을 내리는 대신 손동현을 투입했다. 손동현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고종욱에게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절호의 만루 기회. 여기서 김선빈이 3루수 황재균의 글러브를 맞고 좌측 외야로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치며 3-1까지 도망갔다. 최형우는 이 득점으로 KBO 역대 7번째 1200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태군이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7회초 KIA가 쐐기포를 작렬시켰다. 2사 주자 없는 상황. 김도영이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볼 4개를 연속으로 골라내자 KT는 필승조 박영현을 투입했다. 다음 타자는 나성범. 박영현은 초구 파울 이후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박영현을 상대로 나성범이 145km 5구째 속구를 공략, 가운데 담장을 다이렉트로 직접 때리면서 넘어가는 중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나성범의 시즌 6호 홈런이었다. 비거리는 125m.
KIA는 산체스에 이어 최지민(1⅓이닝 무실점)과 전상현(1⅓이닝)이 차례로 나와 팀 승리를 지켜냈다. 8안타의 타선에서는 최형우가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KT는 선발 배제성에 이어 손동현(1⅓이닝 1실점), 박영현(⅓이닝 1실점), 주권(2이닝 무실점)이 차례로 나와 투구했다. 역시 8안타를 몰아친 타선에서는 김민혁과 김상수, 장성우가 멀티히트를 나란히 기록했다.
경기 후 '승장' 김종국 감독은 "원정 9연전을 잘 마무리해서 기분 좋다. 오늘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른 산체스가 선발 투수 역할을 정말 잘해줬다.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투구를 펼쳤다. 다양한 구종에 경기 운용 능력도 좋았다. 후반기에도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타선에서는 찬스 상황에서 어떻게든 득점으로 연결하려는 타자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최원준, 김선빈의 적시타에, 어제 경기에 이어 오늘도 나성범이 승부를 결정짓는 귀중한 홈런을 쳐줬다. 원정 9연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 해준 덕분에 6승 2패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변함없이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인사했다.
수원=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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