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조우스탈 결사항전’ 우크라 지휘관들 생환… 러 “협상 위반”

서필웅 2023. 7. 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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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초기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80여일간 항전하다 러시아군 포로가 된 뒤 풀려나 튀르키예에 억류되어 있던 지휘관 5명을 8일(현지시간) 전격 귀환시켰다.

지휘관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포로교환 협정에 따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귀국하지 못하는 이들이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데려오면서 러시아가 강력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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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침공 초기 마리우폴 제철소서
80여일간 결사 투쟁 벌이다 잡혀
2022년 포로교환 후 튀르키예 잔류
러 “통보 없이 귀국 불가 합의 깨”
美 살상무기 집속탄 지원 발표 논란
우크라 “러 영토엔 안 쓸 것” 진화
폴란드 두다 대통령 우크라 방문
젤렌스키와 2차 대전 희생자 추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초기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80여일간 항전하다 러시아군 포로가 된 뒤 풀려나 튀르키예에 억류되어 있던 지휘관 5명을 8일(현지시간) 전격 귀환시켰다. 지휘관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포로교환 협정에 따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귀국하지 못하는 이들이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데려오면서 러시아가 강력 반발했다.

영국 가디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웅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있다”며 이들과 함께 귀환 비행기에서 찍은 단체사진 등을 공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 네 번째)이 포로로 억류됐던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과 함께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이들은 전쟁 초기 열세였던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이다. 함락 직전인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이들 지휘관과 병사들이 굶주림과 싸우며 긴 시간을 버틴 덕에 우크라이나는 타지역에서 러시아 공세를 막고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었다.

제철소가 함락된 뒤 이들은 러시아 포로가 됐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중재로 이때 사로잡은 우크라이나군 포로 1000여명 중 일부를 석방했으나 지휘관들만은 종전 시까지 귀국하지 않고 튀르키예에 머물러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들의 귀국 소식에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리아노보스티통신과 인터뷰에서 “아무도 우리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합의에 따르면 이들 지휘관은 분쟁이 종식될 때까지 튀르키예에 남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떤 과정을 거쳐 포로 귀환이 성사됐는지 함구하고 있다. 러시아 일부 매체는 11일부터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계속된 회원국 압박에 튀르키예가 굴복한 것이라는 해석을 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5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격전 속 연기 피어오르는 아조우스탈 제철소. 마리우폴=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엔을 포함, 영국과 캐나다 등 주요 동맹국의 반대 입장에 역풍을 맞았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반대입장을 밝혔고, 캐나다 정부도 성명에서 “우리는 ‘유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속탄은 작은 자탄 수백개를 흩뿌려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비인도적인 무기로 분류된다. 국제사회는 2008년 집속탄의 제조·사용·비축·이전을 금지한 CCM을 체결, 111개 당사국과 12개 서명국이 가입했다. 미국과 한국은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지원 결정에 대해 “영구적이 아니라 포탄이 부족한 과도기 동안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집속탄을 러시아 영토에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 북서부 볼린주 루츠크의 한 교회에서 볼히니아 대학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볼히니아 대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수만명의 폴란드인을 학살하고 폴란드인도 우크라이나인 1만여명에 보복한 사건으로, 폴란드는 매년 7월11일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서필웅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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