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유럽공장 찾아간 정의선, 고성능 車반도체 직접 챙긴다

조은효 2023. 7. 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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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SDV전환 가속
현대차 5세대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제네시스·기아 ADAS탑재 칩 제조
팹24의 핀펫 반도체공정 둘러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지난 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레익슬립에 위치한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 팹24에서 김흥수 현대차 부사장(왼쪽 첫번째),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왼쪽 세번째), 닐 필립 인텔 팹24 운영 총괄 부사장(왼쪽 네번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유럽 내 생산거점인 아일랜드 공장을 방문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으로 추진중인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 체제 구축에 필수적인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확보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 인텔 홈페이지 캡쳐
■유럽 입지 넓히는 인텔 공장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아일랜드 킬데어주 레익슬립에 위치한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에서 인텔의 글로벌 사업 현황을 설명듣고,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의 안내로 '팹24(Fab24)'의 '14나노 핀펫(14FF)' 반도체 공정을 둘러봤다.

핀펫(FinFET)은 정보처리 속도와 소비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만든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다. 팹24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현대차의 표준형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제네시스 G90, 기아 EV9의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팹24를 둘러본 정의선 회장은 이어 인텔의 팹 운영 현황을 365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원격 운영 센터(ROC)에서 인텔의 반도체 생산 및 공급망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ROC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의 현황을 통해 반도체산업의 흐름을 직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시설이다.

지난 1989년 가동에 들어간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는 유럽 내 핵심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인텔은 현재 아일랜드 캠퍼스에 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 '팹34(Fab34)'를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극자외선(EUV)을 이용하는 최신 제조 설비를 갖춰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는 유럽 내 차세대 생산 거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텔은 최근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반도체산업 육성 움직임에 부응해 생산 거점을 확충하고, 주요 국가에 신규 공장과 연구개발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유럽 내에서의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 대응 전략 모색

자동차가 '달리는 컴퓨터'로 진화함에 따라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목적 기반 차량(PBV) 등 미래 모빌리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메인 부품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SDV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해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칩이 필수적이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방식 신년회에서 "현재 자동차에 200~300개가량의 반도체 칩이 들어 있다면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량용 반도체와 그룹 내 관련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U는 미국의 반도체산업 육성 정책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에 대응해 향후 2030년까지 유럽 지역의 반도체산업에 430억유로를 투입, 전세계 반도체 생산량 중 20%를 역내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이번 방문은 최근 각국의 주도권 경쟁 속에 요동치고 있는 글로벌 주요 시장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등을 파악하고, 향후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상시적으로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의 다각적인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및 기술 역량 내재화를 그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R&D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합쳤다. 현대차그룹은 시스템 및 전력 반도체의 핵심 기술을 조기에 내재화해 해당 역량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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