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흥미 잃어가는 외국인들…“그래도 삼성전자는 빼고”
삼성전자 빼면 사실상 매도
올해 들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국내 주식을 사실상 팔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외국인의 연초 이후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누적 순매수액은 12조2879억원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 누적 순매수액 12조3052억원보다 작다.
삼성전자 단일 종목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액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액을 초과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에따라 1분기에 최대 70%를 밑돌던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액에서 삼성전자 순매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말 기준 99%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2일부터 11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를 이어가다 2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지난 7일에 일부 금액(86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산 종목은 SK하이닉스다. 1조5946억원을 순매수하며 삼성전자(12조462억원)의 13%에 불과하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반도체 수급은 업황에 대한 구조적인 변화 기대감보다 과매도에 따른 과거 수준으로의 수급 회복으로 판단한다”며 “한국 증시 전반에 투자하는 자금이 유입될 경우 반도체 외 업종으로의 외국인 수급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보이자 서머랠리(Summer Rally)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는 나쁘지 않았던 골딜록스의 2분기를 지나 증시는 이제 실적시즌에 접어든다”며 “이후에는 높아지는 금리와 그 영향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4%를 넘어서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등 주식의 투자매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8조2000억원으로 지난달(10조원)에 비해 18% 감소했다.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회전율도 이달 0.47%로 집계돼 지난달(0.49%)에 비해 하락했다. 회전율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간 거래가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다.
한편 매일경제와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주식 위험관리 지표 ‘붐&쇼크지수’ 동학개미용 국내판은 3에서 14로 위험도를 높였다. 서학개미용 미국 시장지수는 0에서 1로 상승했다. 붐&쇼크지수가 0~10이면 ‘현금 비중 축소’를, 11~50은 ‘중립’을, 51~100은 ‘현금 비중 확대’를 뜻한다.
오기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홍콩법인장은 “새마을금고발 금융시장 자금 경색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은 국내 주식시장에 불안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달 말 발표된 중국의 경상수지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점도 국내 증시 변동성을 증가시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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