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前양평군수, 양평고속道 원안 종점에 땅 있었다

김세희 2023. 7. 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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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2021년 공직자재산서 확인
정 전 군수 국회서 원안복귀 주장
'김건희 특혜'라면 前군수도 특혜
정동균 전 양평군수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의혹 진상규명 TF의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균 전 양평군수가 양평군 아신리 일대 소유한 논 밭 목록. 정 전 군수는 2021년 양평군수 재직 시절 이같이 재산을 공개했다. 출저=정부 관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가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계획'에서 원안으로 검토했던 '양서면안'의 종점 인근에 대규모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양서면안이 지난 2021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할 당시 양평군수로 재직 중이었다.

9일 디지털타임스가 2021년 관보에 실린 당시 정동균 군수의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내역을 살펴본 결과, 정 전 군수는 2021년 옥천면 일대와 양평읍에 본인 및 배우자 소유로 총 1889.75㎡(약 571평) 등 농지 12필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는 정 전 군수와 배우자가 보유한 토지다. 이 밖에 정 전 군수 일가가 양서면안 종점 인근에 보유한 땅은 1만㎡(약 3025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대안 노선인 '강상면안' 노선 인근에 윤석렬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가 보유한 땅이 있다는 점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원안의 종점을 유지한 노선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정 전 군수는 이날 국회에서 원안인 '양서면안' 유지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러나 정 전 군수 역시 종점 인근에 상당한 땅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강상면에 있는 김건희 여사의 땅이 특혜라면 정 전 군수의 양서면안 역시 특혜인 셈이다.

양평군민들은 이날 고속도로 백지화에 반발, 상경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양평 군민 원하는 대로 고속도로 설치하라'며 정치권을 압박했다. 서울 송파구, 경기 하남·광주시 등 양평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지방자치단체와의 공동 대응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양평군수는 이날 민주당사 앞에서 '강하 IC 포함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추진 재개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나들목(IC)이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가로막는 민주당의 모든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 군수는 "지난 2021년 4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고속도로 건설안은 양평군에 IC(나들목)이 없는 안이고, 지역 주민도 반대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의 토지를 문제 삼으면서 정치 공세를 펼쳤고,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이제는 원안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예타 당시 노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역 정서도 모르고 국정을 혼란에 빠트린 양평 지역 위원장과 민주당 소속 전임 군수를 문책하고 현직 군수인 저와 이 문제를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과 다른 말"이라며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그쪽 지역으로 분기점(JC)이 지나가더라도 전혀 땅값하고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전 군수는 또 "사업 백지화가 철회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며 "철회를 위한 민주당의 정책 변화가 있어야 하고, 정부에도 지속해서 (사업 재개를)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사과를 전제로 재추진을 검토할 수 있다며 민주당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인사는 "민주당이 딴지를 걸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련 의혹만 해소된다면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고 이야기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원 장관의 백지화 발언도 가짜뉴스, 정치공세로 정상적인 사업추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중단이니 (백지화가 아닌) 중단한다고 이야기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의 '백지화' 선언에 따른 여진을 최소하며, 사업 중단 책임을 민주당에 물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도 여권이 백지화 책임을 야당에게 돌린다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도 재차 제기하며 고속도로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라인으로의 느닷없는 노선 변경도, 생뚱맞은 전면 백지화 선언도 모두 원희룡 장관이 결정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번 사태의 원인이 민주당에 있다며 남 탓하는 행태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여당은 후안무치한 피해자 코스프레를 지금 당장 멈추라"면서 "원 장관은 국책사업을 엎어버린 장본인으로 국민께 사죄하고 사임하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야당이 정치적 문제를 제기했고, 양평군민의 목소리도 전달돼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기본적으로 국토교통부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입장이 간접적으로 나간 것은 있지만, 향후 어떻게 될지는 여야가 논의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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