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부동산 PF… 새마을금고·GS `쌍폭탄`에 빙하기 [다시 불거진 부동산 PF 리스크]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 비상
투자심리 약화… 차환도 어려워
분양시장 부진 속 겹악재 작용
최근 GS건설의 인천 검단 아파트 전면 재시공 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우려로 야기된 일부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이탈세)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GS건설을 포함해 국내 주요 건설사 PF 지급 보증액의 60% 이상은 아직 삽도 뜨지 못한 '미착공 사업장'이라 채권시장의 불안도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지방 사업장이 많은 건설사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건설사 PF지급보증 60%가 '미착공'… 미분양 우려 여전해 불안 커져
새마을금고 사태의 시발점 중 하나로 PF 대출 부실이 꼽히면서 건설·금융권에 잠재된 PF 리스크 중 하나인 '미착공 PF'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 경기 위축으로 인한 착공과 분양, 본PF 전환 등의 지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착공 PF 지급보증은 수익성 저하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크다.
9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 7곳의 PF 지급보증 규모는 총 14조4147억원이며, 이중 미착공 PF 지급보증액은 8조8464억원으로 전체의 61.4%를 차지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집계했고, 대우건설과 태영건설은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다.
최근 붕괴 사고로 검단 아파트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선언한 GS건설의 PF 지급보증 규모는 1조4749억원이다. 롯데건설(5조7000억원)과 태영건설(3조16억원), 현대건설(1조5800억원) 등에 비하면 크지 않다.
그러나 GS건설의 PF 지급보증액에서 미착공 PF 지급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88.1%(1조3000억원)에 달한다. PF 지급보증 전액(1820억원)이 미착공 물량인 DL이앤씨를 제외하면 7곳 중 가장 높다.
비중으로만 보면 대우건설(79.4%)과 롯데건설(75.0%), 현대건설(51.0%), 태영건설(41.0%)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만 7.0%에 그쳤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때처럼 건설사 신뢰도 흔들릴까 '우려'
부동산 업황 부진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을 이어오던 PF 시장에 겹친 악재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작년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이어 GS건설의 주차장 붕괴사고까지 연달아 발생하는 등 대형 건설사들의 부실시공이 연이어 터지면서 국내 건설사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한 목소리로 GS건설에 대해 붕괴 사고 여파로 투자심리가 약화해 PF 차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GS건설의 주택사업 관련 지급보증 규모는 총 2조9018억원에 달한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따른 전면 재시공으로 들어갈 비용이 5000억원대로 추산되면서 GS건설이 당장 올해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PF 우발채무는 1조2839억원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추가로 2024년에는 1조1581억원, 2025년에는 3775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과중한 PF 우발채무 부담을 지적하며 태영건설(A·부정적→A-·안정적)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강등하기도 했다. 롯데건설(A+) 역시 재무 여력 대비 PF 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하다고 판단, 향후 강등 가능성을 뜻하는 부정적 등급전망을 유지했다. 한신공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도 내려 잡았다. 한기평은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강등했고, 한신평은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미분양 우려에 착공 지연 가능성도 여전하다. 최근 분양시장이 회복되는 듯 보이지만 수도권 일부에 국한된 것으로 지방 지역의 미분양 부담은 아직 높은 수준이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은 국토교통부 공식 주택 통계 상 미분양 주택은 7만호 수준이지만 실제 미분양은 10만호 수준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분양 실적이 저조한 주택 현장들을 다수 보유해 현금 흐름과 재무안정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PF 우발채무 규모가 보유 유동성 및 재무 여력보다 과다하다고 판단되는 회사 중심으로 하반기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지방을 위주로 공사를 진행하는 건설사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현금흐름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앞서 10여년간의 장기간 호황에 상위 건설사들의 유보 현금이 역대 최대 규모라 재무 여건은 아직 견조하고, 정부도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PF 위기가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정부의 유동성 지원책에 힘입어 건설사의 유동화증권 차환이 작년 하반기보다 용이해졌다"며 롯데건설-메리츠증권, 태영건설-한국투자증권의 공동펀드 조성 등 PF 우발채무에서 비중이 큰 A급 업체들의 단기물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리스크 경감 조치들이 올해 효력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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