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끝판왕' 부동산 대출 뜯어보니…'묻지마 대출' 수혜자는 전직 직원
새마을금고가 뱅크런 우려에 휩싸인 건 부동산 대출 부실 때문입니다. 지역금고 중에는 담보 가치의 3배 가까운 돈을 빌려줬다 돌려받지 못해 문을 닫은 곳도 있는데요. 대출담당자가 현장도 안 가보고 '묻지마 대출'을 내줬는데, 저희 취재진이 알아보니 대출받은 사업자는 전직 새마을금고 직원이었습니다.
정희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남양주의 동부새마을금고는 땅값의 3배를 가평의 전원주택단지 사업자에 대출해줬다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인근 다른 새마을금고로 통폐합하기로 했습니다.
대출담당자가 현장도 가보지 않고 대출을 승인해 논란이 됐는데, 취재진은 사업자의 신원에 대한 새로운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동부새마을금고 관계자/ : 인근 새마을금고 직원이었으니까 서로 얼굴은 알고 있었던 거죠.]
사업자가 인근의 다른 지역금고 직원이었고, 대출담당자와도 아는 사이였단 겁니다.
전 새마을금고 직원이 600억 가량 대출받아 짓고 있던 가평의 한 고급 전원 주택 단지입니다.
다 지은 주택도 있고, 이렇게 땅만 골라놓은 곳도 있습니다.
동부금고 직원은 이런 현장 답사도 하지 않은 채 대출을 해준 겁니다.
하지만 이런 엉터리 대출이 나갈 때 견제장치는 없었습니다.
감시도 느슨했습니다.
부실이 터지고 문을 닫게 되자 뒤늦게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출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이곳 뿐만 아니라 다른 부동산 개발사업에도 대출을 많이 내줬습니다.
하지만 사업성이나 대출자의 소득, 신용도 등을 제대로 평가했는지는 의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지역금고 한곳이 개발사업에 대출을 내주면 다른 곳들이 몰려가서 수십곳이 공동대출해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 : 심사는 정작 10개 중에서 한 군데에서만 심사하고 공동 대출 관행 때문에 사실 여신 심사를 제대로 못 해서 대출 연체율이 올라간 측면이 있거든요.]
현장 실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신 심사를 강화하고, 중앙회 차원에서 수시로 대출을 모니터링해야 한단 지적입니다.
(취재지원 : 박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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