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쓰는 것보다 훨씬 좋다”…사장님들이 꺼낸 카드는 바로
인건비 부담 커 사람 대신 기계로
요식업 등에서 3년새 4배 급증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427만명
손님들이 알아서 계산을 하는 동안 편의점주는 매장 안쪽에서 재고품을 정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가 다섯개 상자 분량의 재고를 정리하는 동안 열명 넘는 고객이 무인기계를 통해 알아서 제품을 구매하고 나갔다.
이 편의점주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야간 시간대에 사람없이 영업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을 운영하기로 했다”며 “도난 사고 등 무인 시스템에 단점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직원을 채용하면서 부담해야 할 비용 등을 따져보면 절대적으로 싼 편”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며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편의점 등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채용하는 대신 무인기계를 들여다 놓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경영계와 노동계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태에서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 1만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무인기계 시장 호황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16.4% 오르는 등 급등을 반복하면서 5년(2017~2022년)간 41.6% 올랐다. 그 여파로 자영업자들은 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등 급격한 인건비 상승에 대응했다.
정부는 무인주문기를 사용하는 자영업자 비율은 2020년 3.1%에서 2021년 4.5%, 2022년 6.1%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국내 요식업 분야의 키오스크 운영 대수는 2019년 5479대에서 지난해 2만1335대로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도 2018년 398만7000명에서 지난해 426만7000명으로 28만명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업종으로 꼽히는 편의점은 운영 형태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최근 인건비와 임대료 등의 상승으로 인해 심야(자정∼오전 6시) 영업을 포기하는 편의점들이 늘어난 것이다.
편의점 무인점포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GS25 등 주요 편의점 4개사의 무인점포(하이브리드 포함) 수는 2019년 208개에서 17배 늘어 올 상반기 말 기준 3530곳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가 무인점포를 늘리는 전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다수의 점주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며 “지방 등 인력난이 심화한 곳에서는 수요가 더 많다”고 말했다.
최임위는 근로자와 사용자측의 인상, 인하 수준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의 최종 중재안 방식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지난 2년간은 ‘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상승률-취업자 증가률’이라는 산식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만약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산출한다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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