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적대적 vs 日 우호적 AI 웹툰 `온도차`

윤선영 2023. 7. 9. 18: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만화 강국 일본이 창작 환경에서 AI(인공지능)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9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화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만화계가 최근 적극적으로 최신 기술을 활용하면서 창작 환경에 변화를 주고 있다.

다만 일본이 만화가 창작 활동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나선 가운데 무작정 거부하는 것은 자칫 국내 웹툰 산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진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日 챗봇 AI '코믹 코파일럿'
대사·문장 수정 창작과정 도와
韓 대다수 "AI 만화 거부감"
웹툰 종주국·산업 경쟁력 하락
'코믹 코파일럿'. 슈에이샤 홈페이지 캡처
AI로 제작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별점 테러를 받은 웹툰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 네이버웹툰 캡처

만화 강국 일본이 창작 환경에서 AI(인공지능)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웹툰 업계가 생성형 AI 도입을 두고 몸살을 앓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웹툰 종주국인 한국이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9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화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만화계가 최근 적극적으로 최신 기술을 활용하면서 창작 환경에 변화를 주고 있다.

'슬램덩크', '원피스'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품들을 내놓은 일본의 대형 출판사 슈에이샤는 최근 스타트업 알 주식회사와 협업해 만화 창작 활동을 돕는 AI챗봇 서비스 '코믹 코파일럿(Comic Copilot)'을 선보였다. 이는 오픈AI의 챗GPT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챗봇 형태 서비스로, 만화 제작 과정에서 번거로운 작업을 지원하고 아이디어에 관한 조언을 해 준다. '코믹 코파일럿'은 제목, 등장인물 이름, 필살기명 등 창작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대사 등의 문장을 수정·교정하거나 객관적인 관점에서 가상 독자의 피드백을 준다. 상담 파트너로서 창작자를 격려하기도 한다. 이를 활용해 만화가 혹은 지망생들은 창작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코믹 코파일럿'은 출시 10일 만에 사용자 2만5000명을 돌파했다. 슈에이샤는 향후 '코믹 코파일럿'의 기능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며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 출판사와 공동으로 만화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 소프트웨어 회사 앤드팩토리는 '가로읽기 만화'를 웹툰으로 변환하는 AI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자동 프레임 인식·분할 기능을 개발해 가로 읽기 만화를 웹툰화하는 방식이다.

일본에서는 만화 거장의 작품을 챗GPT를 활용해 연재하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우주소년 아톰' 등으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고(故)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 '블랙잭'이 그 주인공이다. '블랙잭'은 난치병 치료에 천재적 재능을 보인 무면허 의사의 활약상을 다룬 작품으로 50년 전 연재된 작품이다. 고인의 작품을 학습한 AI와 창작자들이 협업해 신작을 제작, 올가을부터 일본 주간지 '소년 챔피언'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과 달리 국내 웹툰 산업계에서는 AI 사용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생성형 AI가 저작권을 무단으로 침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AI 웹툰 자체를 둘러싼 소비자 거부감도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네이버웹툰에서 공개된 '신과 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소비자들이 불쾌감을 쏟아냈다. 제작사는 후보정 과정에서만 AI 기술을 썼다고 해명했지만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았다. 제작사는 반발이 계속되자 이후 AI 보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전만화에 올라온 '팝콘예술고등학교'도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

일본에서 창작 과정에 사용되고 있는 AI도 저작권 침해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슈에이샤는 '코믹 코파일럿'이 생성하는 답변에는 다른 만화 작품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으니 이용자는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함께 안내하고 있다.

다만 일본이 만화가 창작 활동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나선 가운데 무작정 거부하는 것은 자칫 국내 웹툰 산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진다. 이에 막연하게 AI 사용을 금지하기보다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작 영역에서 AI가 쓰일 여지가 많은 만큼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웹툰 플랫폼들은 AI를 활용한 작품의 공모전 출품을 제한하는 등 자체적인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K-웹툰이 출판 강국인 일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화를 빠르게 추진한 덕분"이라며 "마찬가지로 AI 활용도 산업 발전 기로에서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