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현실' 시무룩한 오타니…32호포→전력질주 3루타→'ML 역사에 4명뿐' 대기록 달성에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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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높고 발자취는 깊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더그아웃 벤치에 주저앉은 오타니의 표정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존 헤이먼 뉴욕 포스트 기자는 "오타니는 역사상 최고의 야구선수다. 올시즌 MVP 싸움은 완전히 끝났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1994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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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꿈은 높고 발자취는 깊다. 하지만 가혹한 현실은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처한 현실이다. 오타니는 9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속팀 에인절스는 5대10으로 졌다. 전반기를 마감한 에인절스는 45승46패를 기록, 승률이 5할 아래(0.495)로 추락했다.
오타니 개인은 생애 최고의 해에 가깝다. 올해 오타니는 17경기에 선발등판, 100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4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지난해(15승9패 평균자책점 2.33)보다 조금 아쉬운 성적이지만, 이닝은 지난해를 넘어설 기세다.
타자로는 한층 더 역대급을 갱신했다. 타율 3할2리 32홈런 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50이다. 도루 11개는 덤. 이날 3회초에는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친 뒤 전력질주, 단숨에 3루까지 내달렸다. 올해 6개째 3루타다.
7회초에는 다저스 투수 마이클 그로브의 낮은 슬라이더를 통타, 비거리 132m짜리 우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32호로 현재 홈런 1위(2위 맷 올슨 29개)다. 타점도 전체 2위. 힛포더사이클(사이클링 히트, 1경기 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기록하는 것)을 아깝게 놓친 맹타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트위터는 "올스타전을 앞두고 32개째!"라며 흥분했다. 리그 역사상 올스타브레이크까지 32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베이브 루스, 마크 맥과이어, 켄 그리피 주니어, 새미 소사 등 단 4명이다. 홈런 경쟁 중 약물 논란이 드러난 두 선수를 제외하면, 루스와 그리피 주니어 뿐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더그아웃 벤치에 주저앉은 오타니의 표정은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투타에 걸친 자신의 미친 듯한 활약에도 팀은 승률 5할을 지키지 못하며 서부지구 4위까지 처져있다. 와일드카드 1위 볼티모어 오리올즈가 53승35패(승률 0.602), 2위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50승40패(0.556)이니 와일드카드 경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타니는 경기 후 현지 기자들과의 인터뷰마저 거절할 만큼 상심했다는 전언.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팀 상황에 대해 "작년보다는 좋은 위치에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오타니 혼자서 팀을 이기게 할 순 없다. 선발 리드 데트머스는 3⅓이닝만에 7실점하며 무너졌다. 절친이자 슈퍼스타인 마이크 트라웃은 왼쪽 손목 골절로 이탈했다. '먹튀' 앤서니 렌던도 결장중이다. 이날 경기 도중 조 아델은 옆구리 통증으로 교체됐다.
존 헤이먼 뉴욕 포스트 기자는 "오타니는 역사상 최고의 야구선수다. 올시즌 MVP 싸움은 완전히 끝났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1994년생이다. 29세 시즌인 올해가 최고 전성기에 가깝다. 가뜩이나 그의 '투타병행'은 체력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적지 않은 무리가 쌓인다.
올시즌 후에는 FA가 된다. 현지 매체들은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보다는 데드라인 전 오타니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에인절스는 올해 2014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는 팀이다. 오타니가 바라는 꾸준한 포스트시즌 진출 및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과는 거리가 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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