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 때 프로그래밍 익힌 천재…미래 언어 '챗GPT'를 탄생시키다

김리안 2023. 7. 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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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 - 샘 올트먼 오픈AI CEO
20세, 스탠퍼드 중퇴 '창업의 길'
25세, 실리콘밸리 '차세대 리더'
38세, 세상을 뒤흔든 '신드롬 주역'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이자 문명의 건설자다.”

초창기 개인용 컴퓨터(PC) 개발을 선도한 컴퓨터 과학자 앨런 케이가 2016년 한 국제 컴퓨팅 콘퍼런스에서 당시 서른한 살이던 한 청년 창업가를 치켜세웠다. 전설적인 과학자의 극찬을 받은 그는 7년이 지난 올해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챗 GPT로 전 세계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온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다.

 ‘인형뽑기 두뇌’ 지닌 투자 천재

올트먼은 1985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유대계 미국인이다. 어릴 적부터 코딩에 관심을 보였다. 여덟 살 때 선물받은 컴퓨터를 이용해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2004년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에 진학했지만 1년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친구들과 함께 루프트라는 위치 기반 소셜미디어 앱 개발에 뛰어들기 위해서였다. 그의 첫 번째 스타트업은 총 3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벤처투자(VC)업계에서 주목받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올트먼은 4340만달러(약 560억원)에 루프트를 매각해야 했다.

그는 2011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업계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Y콤비네이터에 파트타임 파트너로 합류했다. 그가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앱 개발자와 만나면서 중점을 둔 사안은 ‘세상에 미칠 잠재적 영향’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도시계획부터 핵융합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술에 관한 지식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올트먼의 합류 이후 Y콤비네이터는 레딧과 에어비앤비, 코인베이스,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등을 비롯해 3000곳이 넘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전자결제 회사 스트라이프의 패트릭 콜리슨 CEO는 미국 시사주간지 더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올트먼의 두뇌는 마치 인형뽑기 기계 같다”며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다 필요한 순간 아주 깊숙이 뛰어들어 낚아채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했다. 3년 뒤인 2014년 올트먼은 이곳의 대표가 됐다. 그보다 스물한 살 더 많은 폴 그레이엄 Y콤비네이터 창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올트먼은 새로운 리더가 회사를 재창업하는 수준으로 운영해야만 CEO 교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들고 온 구상은 ‘스타트업을 위한 뉴딜’이었다. 걸음마 단계의 피투자기업마다 지분 7%를 12만달러에 취득하는 투자 생태계를 키우기로 했다. 기존의 초기 투자금 15만~17만달러가 과도하다는 판단에서다. 유명 벤처 투자자인 크리스 딕슨은 “돈 한 푼 받지 않고 대신 실리콘밸리 최고 스타트업들의 지분 7%를 얻어낸 것”이라며 “올트먼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액셀러레이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고 했다. 미국 경제경영 전문지 포브스는 2015년 올트먼을 30세 미만의 최고 투자자로 선정했다.

 망상에 가까운 자신감

Y콤비네이터의 다른 파트너들이 올트먼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천천히” 혹은 “진정하라!”다. 올트먼이 그만큼 쉼 없이 도전과 탐색을 이어오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2015년엔 Y콤비네이터 리서치라는 사내 연구소를 설립해 개인 돈 10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 연구소는 도시계획, 기본 소득, 컴퓨팅, 달 착륙 등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세계적인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르비츠의 공동창업자 마크 앤드리슨은 “올트먼의 진두지휘 아래 Y콤비네이터의 야망이 열 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올트먼이 AI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이다. 그해 Y콤비네이터 리서치의 기부금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의 투자금을 더해 비영리단체 오픈AI를 설립했다. 올트먼이 앨런 케이를 만난 것도 이즈음이다. 전설적인 컴퓨팅 과학자 케이에게 생성형 AI라는 신기술을 설명하고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올트먼은 2019년 Y콤비네이터 회장직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오픈AI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가운데서도 올트먼은 2019년 월드코인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월드코인은 홍채를 인식해 디지털 화폐를 안전하게 전달하는 기술 구현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같은 해 그가 자신의 블로그에 적은 ‘성공하기 위한 13가지 방법’이란 글이 최근 다시 회자하고 있다. 올트먼은 Y콤비네이터에서 수천 명의 창업자를 관찰해 얻은 통찰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는 △자신의 커리어를 복리(J자)로 급성장시켜라 △일론 머스크처럼 망상에 가까울 정도로 과도한 자신감을 가져라 등과 같은 조언이 담겨 있다. 아직 40세가 안 된 올트먼이 창업가이자 투자자로서 벌어들인 돈은 5억달러(약 6370억원)로 추산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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