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역대 2위’ 단국대, MBC배는 자신감과 성장에 중점

이재범 2023. 7. 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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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단국대는 오는 11일부터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열리는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단국대는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조재우와 외곽을 책임지던 염유성이 프로에 진출해 올해는 중하위권으로 처질 듯 했다. 단국대는 그럼에도 11년 만에 연세대를 꺾는 등 9승 4패를 기록하며 4위를 차지했다. 전력은 더 떨어졌는데 성적은 지난해와 똑같고, 순위는 한 계단 더 높다.

단국대가 선전한 밑거름에는 탄탄한 수비가 있다. 단국대는 이번 시즌 평균 66.2점만 허용했는데 팀 역대 최소 실점 기록이다. 단국대의 기존 최소 실점은 2015년의 평균 69.7점.

단국대는 무엇보다 스틸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경기당 11.8개의 스틸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역대 대학농구리그 홈앤드어웨이 기준(코로나19로 인한 단일 대회 방식 제외) 공동 2위다. 역대 1위는 2010년의 중앙대가 작성한 13.2개이며, 2017년 성균관대도 11.8스틸을 작성한 바 있다.

단국대는 이런 뛰어난 스틸을 바탕으로 상대팀의 실책 19.2개를 끌어냈는데 이 역시 중앙대(2010년 22.2개)에 역대 2번째 많은 기록이다.

스틸은 상대의 실책이며 속공의 밑거름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국대는 수많은 스틸을 하고도 속공 3.7개에 그쳤다. 단국대가 실책 13.7개를 하고도 상대에게 속공 4.6개를 허용한 걸 감안하면 스틸을 속공으로 연결하는 비중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걸 알 수 있다.

단국대가 정규리그의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MBC배에서는 4강에 진출했던 단국대는 올해 성균관대, 건국대, 상명대와 한 조를 이뤘다. 대학농구리그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둔 상대지만, 또 다시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탄탄한 수비로 대학농구리그에서 선전한 단국대가 MBC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석승호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 단국대 대학농구리그 경기 결과와 주요 기록
대학농구리그에서 거둔 성과
다들 기대 이상 성적을 거뒀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성과보다는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실력보다 정말 한 팀으로 열심히 뛰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수비가 선전의 밑거름
공격보다 수비에 좀 더 치중을 뒀다. 선수들에게 득점을 주도할 에이스가 없어서 수비가 되어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4학년들(나성호, 이두호)이 역할을 잘 해줬다. 4학년이 되면 욕심이 생겨서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는데 나성호와 이두호가 수비를 열심히 하려고 했다.

MBC배를 위한 준비
많이 쉬었다. 이번 주(3일)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단국대에 오래 있었는데 제일 중요한 건 상도 필요하다는 거다. 매일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 휴가도 길게 받아야 한다. MBC배 이후 대회가 끝나는 게 아니다. 종별선수권과 플레이오프, 전국체전까지 있다. 대학리그를 너무 잘 해줘서 고맙고, MBC배까지 욕심이 날 수 있지만,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줬다. 감독 부임한 뒤 휴가를 가장 길게 줬다. 시즌 중에는 외박이나 2~3일 정도 쉬었는데 이번에는 10일 정도 쉬었다. 선수들이 휴가를 갔다 와서 열심히 한다. 쉬어서 몸이 안 되어 있지만, 하려는 마음도 있고, 열심히 하는 분위기도 있다.

MBC배에서 잘 되었으면 하는 것
앞선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수비는 좋은데 공격력이 안 나온다. 세트 오펜스에서는 이경도 외 송재환, 최강민이 자신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3위 결정전이었던) 중앙대와 경기에서도 자신감이 없어서 쓸데 없는 실책도 많았다. 2학년의 성장이 필요하다. 1학년 때 잘 했는데 2학년이 되니까 부진하다. 농구가 어려운가 보다. 1학년 때는 멋 모르고 하다가 2학년 때 농구의 길을 이야기하니까 혼돈이 있는 듯 하다. 농구를 이해하려고 하니까 복잡한 거 같다.

스틸 대비 적은 속공
신장이 작으면 속공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스틸 이후 자신감 있게 1대1을 하지 않고 다시 세팅을 한다. 실점이 적은 게 공격 시간이 긴 영향도 있다. 상대 공격 시간도 적어서 실점이 적다고 반 진담처럼 선수들에게 말한다. 1대1도 필요하다. 2대2만 하려고 하고, 20초 가량 공격 시간을 활용한다.
이런 것도 있다. 수비를 좀 강하게 하니까 체력 문제도 있는 듯 하다. 체력이 있어야 공격도 가능하다. 둘 다 잘 하면 좋지만, 수비는 지속적으로 해야 하기에 백업 선수가 이제는 필요하다. 최소한 10명이 경기를 뛰어야 한다. 포지션별로 교체 선수가 있어야 강한 수비가 가능하다. 지금은 7명 정도가 뛰었다. 그러니까 체력 소모가 많아서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기량을 못 보여준 것도 있다. 아직은 선수층이 두텁지 못해서 그런 부분이 아쉽다.

꼭 이기고 싶은 상대
그런 건 없다. 이번에는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서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자신이 없거나 실책 할까 봐 1대1을 못 했는데 이기면서 성과를 거둘 수도 있지만, 지면서도 성장할 수 있다. 이경도나 최강민, 송재환, 서동원 등 2~3학년이라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대학리그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이란 목표를 달성했다. 이들이 성장하지 않으면 내년에 쉽지 않다. 이번 MBC배에서 2학년들이 자신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

부상 선수
주축 선수 중에서는 없다. 길민철도 복귀했다. 연습경기를 뛰면서 감각을 찾고 있다. 길민철도 뛰어야 한다. 성적을 유지하려면 저학년 선수들이 성장을 해야 고학년이 졸업했을 때 그 자리를 채운다. 성적을 유지하는 게 후배들이 선배들을 받쳐주고 그들이 성장하며 선배가 되기 때문이다. 전력이 약하다고 해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감사하고, 후배들이 계속 잘 성장했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슛을 던질 때도 자신감 있게, 눈치 안 보고 던졌으면 한다. 요즘 선수들은 잘 안 될 때 스스로 눈치를 본다. 자신있게 당당하게 헤쳐나갔으면 한다. 프로와 연습경기를 해도 프로 1,2년차 선수들이 어리다고 한다. 대학 선수는 그럼 더 어린 거다. 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성장하고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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