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안보' 보험이 중요한 이유

이종윤 2023. 7. 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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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략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자유 박탈이라는 위기에 직면하고, 이를 막아내기 위해 처절한 전투를 이어가며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안보'라는 보험의 중요성이다.

한편 신냉전이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보험에 대한 유럽의 시각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변화된 모습은 안보라는 보험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 불용보험이 아니라 실제로 닥칠 수도 있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란 현실을 자각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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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략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자유 박탈이라는 위기에 직면하고, 이를 막아내기 위해 처절한 전투를 이어가며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굳이 재차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무력침공을 감행한 러시아는 국제사회로부터 규탄받아 마땅하다. 우크라이나 사상자도 많지만 러시아 측도 수많은 사상자, 푸틴의 외교적 고립, 프리고진의 반란 등이 불거지며 이미 불법침공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와 동시에 곱씹어 볼 대목이 있다. '안보'라는 보험의 중요성이다. 일상에서 보험은 평소에는 괜한 돈이 나가는 것처럼 아깝기 그지없다. 하지만 돌발상황이나 위험에 직면하면 보험의 진가가 드러난다. 상해를 입어서 어려움에 빠졌을 때 보험을 들어둔 것과 그러지 않은 것은 차이가 엄청나다.

안보도 마찬가지다. 안보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 군을 첨단화하고 또한 이를 운영하려면 막대한 군비지출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한 군대가 평시에는 전투 소요가 없다고 괜한 돈을 썼다고 불만을 제기한다면 안보라는 보험을 들지 말라는 이야기가 된다.

국제정치학자들의 예측과는 달리 소련 붕괴 후에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살아남았지만, 탈냉전기 유럽은 안보보험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다. 한편 신냉전이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보험에 대한 유럽의 시각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나토는 '강한 러시아'를 꿈꾸며 유라시아 지정학을 뒤흔들고자 하는 푸틴의 러시아를 앞에 두고도 국내총생산(GDP)의 2%가량도 국방예산에 투입하기를 꺼리며 현재 기준 GDP의 3.46%를 국방예산에 사용하고 있는 미국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장기간 지속되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실제로 군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는 모습을 지켜본 나토 국가는 국방예산 증액에 나서고 있고, 나토 사무총장도 GDP 2%는 국방비로 사용해야 한다고 재촉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변화된 모습은 안보라는 보험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 불용보험이 아니라 실제로 닥칠 수도 있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란 현실을 자각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효성 있는 수준의 국방비 지출을 꺼렸던 관성이 아직도 가동되면서 전쟁 1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도 이 목표를 달성한 국가가 많지 않다. GDP의 2%를 국방비로 사용하는 국가는 영국, 폴란드 등 5개국으로 아직도 상당수 국가는 안보보험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다소 미흡하거나 안보 인식을 했더라도 정책화가 지지부진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 안보라는 보험은 사실 유럽 국가보다 더 중요하다. 바로 앞에 있는 북한은 국지도발, 재래식전쟁, 핵무기까지 모든 유형의 위협을 투사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제2의 6·25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고 안보보험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는 안이한 생각은 위험하다. 강군 육성, 동맹 강화 등 안보보험이 있었기에 북한이 함부로 제2의 6·25전쟁을 감행하지 못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안보보험은 평시에는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는 전쟁을 조기에 승리로 종결짓게 해주는 구원자이자 핵심자산임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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