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 `양평고속도로 백지화` 선언, 여론 떠보기용 정치적 발언?

김세희 2023. 7. 9. 17:4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야당의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 공세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정치적 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원 장관이 백지화한 것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게 있느냐' 취재진의 질문에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국토부에서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소속 국토교통위원들의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짜뉴스' 관련 실무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야당의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 공세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정치적 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특혜 의혹을 제기한 상황에서 계속 사업을 추진하다간 계속되는 공세에 시달릴 수 있어 여론을 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원 장관이 총선 출마를 앞두고 여권 유력 잠룡으로써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관측도 있다.

9일 여권에 따르면, 원 장관은 지난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원 장관은 7일 한 라디오에 나와 '독자적인 결정을 한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 상임위 간사(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 김정재 의원)에게 미리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전날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당 지도부나 다른 의원들은 모르고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 큰 반발 움직임은 없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주 69시간 근무제 등 당과 협의되지 않은 발언이 나왔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원 장관은 민주당의 선동 프레임이 작동하는 한 국력을 낭비할 수 없다면서 전면 백지화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며 두둔했다.

대외적으로도 원 장관을 엄호하고 있다.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고속도로 설치 특혜를 운운할 때는 소위 이해찬 나들목이라 불리는 연기나들목 같은 사태를 말해야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당시 계획에 없던 4000억 원의 공사비를 추가해 소위 이해찬 나들목을 설치했고, 당시 이해찬 전 대표의 세종시 주택 지가는 4배가량 상승했다"고 역공을 가했다.

원 장관의 중단 선언이 정치적 발언에 무게가 살리는 이유다. 백지화 발언이 '실제 중단'이 아닌 '선언적인 의미'만 가진다는 점 때문에 원 장관의 발언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9일 기자와 통화에서 "원 장관이 여론을 살피기 위해 정치적인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변경한 안대로 계속 하면 특혜 의혹이 계속 제기될 것이고, 다시 원안으로 돌린다면 민주당의 주장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단 중단 선언을 하고 책임소재가 어디로 향하는 지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봤다.

대통령실도 원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원 장관이 백지화한 것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게 있느냐' 취재진의 질문에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국토부에서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양평 군민의 목소리가 전달됐기 때문에 국회 차원, 여야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어떻게 될지도 여야가 논의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했다. 이를 두고 원 장관과 대통령실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원 장관 개인의 입장을 볼 때 , 총선을 앞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승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선 원 장관이 1시 신도시 재개발 성과를 앞세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토교통위원회는 10일 오후 2시 원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현안질의를 진행한다. 이날 여야 공방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