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북·마약·감찰 등 민감정보기관도… “예산 없어” 도감청 위험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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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외교∙경제안보를 둘러싼 정보 쟁탈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정부 조직 일부가 도감청 위험에 취약하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북 정보, 마약∙밀수, 세원 정보, 감찰 내용 등 민감 정보를 취급하는 기관임에도 도감청 방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곳들이 적잖아 보안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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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관세청·감사원 등 수두룩
국회도 17개 상임위 중 15곳 허술
전 세계에서 외교∙경제안보를 둘러싼 정보 쟁탈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정부 조직 일부가 도감청 위험에 취약하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북 정보, 마약∙밀수, 세원 정보, 감찰 내용 등 민감 정보를 취급하는 기관임에도 도감청 방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곳들이 적잖아 보안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관리위원회,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혁신처, 조세심판원 등도 도감청 위협에 취약한 상태로 나타났다.
이 중 해양경찰과 관세청은 국가안보와 연결된 밀입국, 밀수 단속 기관임에도 상시적인 대비가 안 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정보당국이 중국 정부의 ‘비밀경찰서’ 역할을 했다고 결론 내린 서울 잠실의 중식당 ‘동방명주’는 영사 업무 대리 수행, 중국인 송환 업무 등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뱃길을 통한 밀입국과 밀수가 이러한 조직의 활동을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밀입국과 마약 등 밀수는 범죄 조직의 거대한 돈벌이 사업으로, 주무 기관의 단속 정보가 도청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 기관이 예산 문제를 이유로 도감청 방지 설비 도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도감청 방지 설비를) 도입하면 좋겠지만 비싸고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서 (향후 검토 여부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레이저 도청을 막기 위해 도감청 방지 필름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필름 작업으로는 도청 장비의 사무실 유입 탐지는 불가능하다. 미도입 기관들은 국가정보원에 의뢰해 장관실 등을 대상으로 1년에 한두 번 방문 탐지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뿐 아니라 국회도 도감청 보안 사각지대가 많다. 국회 내에 고정식 도감청 탐지 설비가 설치된 곳은 국회의장실과 부의장실, 일부 상임위원장실, 각 당 대표실과 원내대표실 등에 불과했다. 특히 17개 국회 상임위원회 중 국방위∙외교통상위 위원장 사무실 2곳에만 고정식 도청 탐지 장비가 구축됐고 정보위, 법사위 등은 도감청에 취약한 상태로 드러났다. 개별 국회의원실을 대상으로 한 설비 마련 검토나, 정기적인 탐지 작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각 의원실에서 방문 탐지를 요청하면 그때그때 간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미·박지원 기자, 세종=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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