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아스파탐' 관련 발표 앞두고 韓식품업계 '긴장'
[서울=뉴시스] 류난영 김혜경 기자 = 설탕을 대체하는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 물질 분류를 앞두고 식품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식품 업계는 대체로 아스파탐이 최종 발암물질로 분류될 경우 다른 인공감미료로 대체한다는 입장이지만, 레시피를 바꾸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잇다.
다만, 아스파탐이 발암물질로 최종 분류된다고 해도 국내 식품의약품안정처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사용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막걸리 업계는 이번주 중 식약처를 방문해 회원사 의견을 전달하고, 자문을 구할 계획이다.
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14일(현지시간)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IARC는 암 유발 여부와 정도 등에 따라 물질을 5개 군으로 나누는데 아스파탐이 분류될 2B군은 암을 유발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것들이다.
인체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가 충분치 않다. 2B군에는 김치나 피클 같은 절임 채소류, 알로에 베라, 전자파 등이 포함돼 있다.
뉴시스 취재 결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로 콜라와 제로 음료, 막걸리, 과자 등에 아스파탐이 소량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가 낮고 가격도 저렴해 그동안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꼽히는 설탕의 대안으로 사용돼 왔다.
전세계 200여개 국에서 승인 받아 사용되고 있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인공감미료 22종 중 하나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아스파탐의 일일 허용 섭취량을 체중 1㎏당 하루 50㎎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60㎏ 성인의 경우 하루 2400㎎ 이하로 섭취해야 하는 수준이다
국내 막걸리 상당수에 아스파탐이 소량 들어있는 가운데, 막걸리 업계는 아스파탐의 전면 교체를 검토 중이다.
국내 주요 막걸리 업계 중에는 서울장수와 지평주조, 국순당 등이 단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시장 규모는 5200억원 가량으로 이들 3사가 전체 국내 막걸리 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서울장수는 달빛유자 막걸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지평주조는 지평생쌀막걸리, 지평생밀막걸리 2종에, 국순당은 생막걸리, 대박 막걸리 2종에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다.
함량은 제품마다 차이가 있으나 미국식품의약국(FDA) 기준, 일일 허용 섭취량(성인)에 따라 1병 당 허용량의 2~3%정도인 0.0016% 가량 들어있다.
막걸리 업계는 아스파탐이 극소량이라 문제가 없기는 하지만, 위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다른 대체제로 선제적으로 교체한다 계획이다. 또 각 제조사 별로 따로 대응하기 보다는, 공동 대응 기준을 마련해 대응할 계획이다.
남도희 한국막걸리협회 사무국은 "막걸리(750㎖) 한 병에 들어 있는 아스파탐은 일일섭취허용량의 0.0016% 정도에 그쳐, 과자 등 다른 제품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현재 회원사들로부터 업계 의견을 모으고 있고, 이번주 중 식약처를 방문해 위해성 기준치 등을 명확히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자문을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막걸리(탁주) 업계에서 10인 이하 영세 업체가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막걸리는 탁주로 분류되고 있는데 레시피를 바꿀 경우 식약처와 국세청에 면허 신청 등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고, 전면 라벨 교체를 해야 해 영세 업체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
그는 "막걸리의 경우 효모가 발효되면 단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주요 막걸리 제조사들이 기준치보다 적은 아스파탐을 극소량 사용하고 있다"며 "아스파탐에 대한 위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수크랄로스 등 다른 대체제로 대체에 나설 예정이지만 92%가 영세업체라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아스파탐 대신 다른 인공감미료로 대체할지 여부를 글로벌펩시 측과 협의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콜라 제로슈거 3종(라임·망고·블랙)에 인공 감미료로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중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한국펩시콜라(대표 박제이콥수영)로부터 원액을 공급받아 보틀링 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 여부는 글로벌 본사(펩시코) 측과 협의 중"이라며 "다만 실질적으로 얼만큼 섭취해야 위해가 등에 대해 국제 동향과 국가별 인증 수치, 사용 기준 등을 체크하고 있고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음료 가운데는 빙그레의 쥬시쿨, 요구르트(65㎖)가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중이다. 빙그레 역시 이를 다른 대체제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내 주요 제과업체 4개사 가운데 오리온은 10여개 과자 제품에, 크라운제과는 1개 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온은 나쵸·고래밥·포카칩·오감자 등 10여개 브랜드에 아스파탐이 평균 0.01% 첨가돼 있다. 오리온측은 "선제적으로 원료 대체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크라운제과도 콘칩 초당옥수수맛에 아스파탐을 첨가했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초당옥수수 콘칩에만 극소량의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그외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제품은 없다"며 "회사는 선제적으로 원료를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빙그레도 더:단백 팝칩 군옥수수맛에 아스파탐을 첨가했는데,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품업계는 아스파탐의 발암 물질 분류 가능성에 적잖이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아스파탐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인공감미료인 데다,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함량 자체가 적다며 지나친 소비자 불안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동안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열풍을 보였던 제로 제품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은 미 FDA와 식약처 등이 승인한 안전한 감미료로 알려져 믿고 사용한 것"이라며 "아직 발암 물질로 규정된 것도 아니고, 극소량만 사용한 것으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도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이 적은 만큼 위험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응방안을 마련중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체중이 35㎏인 어린이가 다이어트 콜라 1캔(250㎖·아스파탐이 약 43㎎ 기준)을 하루에 55캔 이상을 매일 마셔야 일일섭취허용량(ADI)이 초과된다.
또 아스파탐이 주로 사용되는 막걸리의 경우 성인(60kg)이 하루 막걸리(750㎖·아스파탐 72.7㎖ 함유) 33병을 마셔야 일일섭취허용량이 넘어선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실상 하루에 이렇게 많은 양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아스파탐이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될 경우 국민 섭취량 등을 조사하는 '위해성 평가'를 통해 안전관리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IARC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IARC가 발암 위험 물질로 분류해도 국내 기준은 바뀌지 않을 수 있다.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지정한다고 해도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사용이 금지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식품 업계 일각에선 식약처가 새 기준을 마련하면, 업계가 이에 발맞춰 함량 조정 등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식약처 관계자는 "WHO의 공식 결과가 나오면 세부 사항을 확인해 관련 규정을 확정할 것"이라며 "WHO의 발표 내용 이후 미국·유럽 등 다른 국가들의 대응 등도 참고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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