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애플과 헤드셋 정면승부" 삼성, 신제품 전략 수정
애플 비전프로 공개에 자극
범용 메타 퀘스트급서 격상
삼성전자가 '확장현실(eXtended Reality·XR)' 헤드셋 개발 목표를 애플의 '비전프로'급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당초 범용 헤드셋인 메타의 '퀘스트'를 겨냥해 신제품 개발을 추진했지만, 애플이 첨단 고가 제품을 최근 공개하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애플과 정면 승부에 나서는 쪽으로 선회했다.
9일 복수의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XR 헤드셋을 오는 26일 열리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공개하지 않고, 개발 기간을 늘려 잡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애플이 지난 5월 3499달러(약 456만원)짜리 고가 헤드셋을 발표하면서 삼성도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며 "공개 시점도 올해 말은 어렵고 이르면 내년 초로 순연됐다"고 전했다.
현재 글로벌 헤드셋 시장 점유율은 메타가 81%로 압도적이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메타의 헤드셋 부문인 리얼리티랩스의 작년 매출은 22억7000만달러(약 3조원)에 그쳤다. 하지만 애플의 참전으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서둘러 전략 수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XR 헤드셋은 3차원 가상 환경을 구현하는 '가상현실(VR)'과 실제 현실 및 가상 사물을 중첩해 보여주는 '증강현실(AR)'의 장점을 모두 가진 장치다.
주목되는 것은 사양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인치당픽셀수(PPI) 목표를 2000에서 3000 이상으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비전프로가 3500인 점을 고려할 때 삼성 제품도 향후 유사한 몰입감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마저 고사양 제품으로 방향을 틀면서 헤드셋 고급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헤드셋 개발은 최원준 MX개발실장(부사장)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최 부사장은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모바일 단말·칩셋 개발 전문가로 통한다.
[이상덕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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