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에 '강철비' 집속탄 지원 … 英·캐나다마저 반대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7. 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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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피해 유발 대량살상무기
바이든 "매우 어려운 결정"
국방부 권고, 과도기에만 지원
러 "3차 세계대전 의미" 반발

미국이 국제적으로 대부분 사용을 금지한 살상 무기이자 '강철비'로 불리는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집속탄과 고속기동로켓시스템(HIMARS) 탄약 등 모두 8억달러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을 담고 있다. 목표물 상공에서 1차로 집속탄이 터지면 그 속에 있던 소형 폭탄들이 2차로 쏟아져 나와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한다. 무차별 살상 무기라 위력이 엄청나지만, 일부 폭탄은 불발탄 비율이 40%에 달해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를 제외한 123개국은 2010년 집속탄 사용·제조·보유·이전을 금지하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하기도 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집속탄을 사용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집속탄 지원에 대해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동맹을 비롯해 미국 의회와 상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가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집속탄 지원은 미국의 155㎜ 곡사포용 포탄을 충분히 생산할 때까지 과도기에만 이뤄질 것"이라며 범위를 제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부 권고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CCM 서명국이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불발률 1%가 넘는 집속탄의 생산·사용·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지원 결정 근거로는 '중대한 국가 안보 상황에서 무기 수출 제한에 관계없이 대통령이 원조를 단행할 수 있다'는 대외원조법 예외 조항을 들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신규 군사 지원을 환영했다. 또 집속탄을 도시 지역에서 사용하지 않고, 적의 방어선을 뚫는 데만 쓸 것이라고 확인했다. 특히 러시아 본토에서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국제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집속탄 사용에 반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 스웨덴도 "집속탄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을 해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집속탄이 실제로 지원된다면 3차 세계대전을 의미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들어간 뒤 600개 미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다"며 "시 주석은 중국 경제가 유럽과 미국의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조심하라"고 언급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거나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 기업의 중국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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