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쓸 여유 없어"… 1인사장 28만명 급증
5년새 41% 급등에 비용 부담
일부 편의점은 심야영업 포기
직장인 많은 음식점 밀집지역
셀프계산대 3년간 4배 늘어
최근 서울 성동구의 한 편의점.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이날 시원한 음료수를 찾는 직장인들이 잇달아 매장을 찾았다. 이들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출입구 옆에 있는 셀프 무인 계산기를 이용해 값을 치렀다. 제품 선택부터 결제까지 걸린 시간은 한 사람당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손님들이 알아서 계산을 하는 동안 편의점주는 매장 안쪽에서 재고품을 정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가 다섯 상자 분량의 재고를 정리하는 동안 10명 넘는 고객이 무인 기계를 통해 알아서 제품을 구매하고 나갔다.
이 편의점주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야간 시간대에 사람 없이 영업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운영하기로 했다"며 "도난 사고 등 무인 시스템에 단점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직원을 채용하면서 부담해야 할 비용 등을 따져보면 절대적으로 싼 편"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며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편의점 등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채용하는 대신 무인 기계를 들여놓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경영계와 노동계 간 의견 차이가 좁아지지 않는 상태에서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 1만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무인 기계 시장 호황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8년 16.4% 오르는 등 급등을 반복하면서 5년(2017~2022년)간 41.6% 올랐다. 그 여파로 자영업자들은 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키오스크(무인 주문기)를 도입하는 등 급격한 인건비 상승에 대응했다.
정부는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자영업자 비율이 2020년 3.1%에서 2021년 4.5%, 2022년 6.1%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국내 요식업 분야 키오스크 운영 대수가 2019년 5479대에서 지난해 2만1335대로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통계청이 집계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도 2018년 398만7000명에서 지난해 426만7000명으로 28만명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업종으로 꼽히는 편의점은 운영 형태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최근 인건비·임대료 등 상승으로 인해 심야(자정∼오전 6시) 영업을 포기하는 편의점이 늘어난 것이다. GS25에 따르면 심야 미영업 점포 비중은 2019년 14.7%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 20.2%, 올해 5월에는 21.1%로 집계됐다. CU는 심야 미영업 점포 비중이 16.3%에 달한다. 이마트24는 전체 매장 중 80%가 밤에 영업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편의점 무인 점포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GS25 등 주요 편의점 4개사 무인 점포(하이브리드 포함) 수는 2019년 208개에서 17배 늘어 올 상반기 말 기준 3530곳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지방 등 인력난이 심한 곳에서는 수요가 더 많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은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지난해처럼 공익위원 제출안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와 사용자 측이 인상·인하 수준에 합의하지 않으면 공익위원의 최종 중재안 방식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만약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결정한다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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