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공천說·친박출마說 … 공천 앞두고 뒤숭숭한 與텃밭
TK·PK 與의원들 '불면의 밤'
김용판 "싹 다 바꾸라 말 불편"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대구·경북(TK) 지역 50% 물갈이 공천을 언급한 이후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이 총선을 9개월 앞두고 뒤숭숭한 모습이다. 다수 친윤계 의원들조차 혹시나 모를 자객공천 또는 무소속 후보 등장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검사 공천설'에 이어 최근 '물갈이론' '친박(친박근혜) 출마설'까지 나오면서 TK와 부산·울산·경남(PK) 등 영남권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최근 물갈이론은 홍 시장이 불을 놓았다.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절대 우세 지역은 50% 물갈이 공천을 해온 것이 관례"라며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는 말을 '툭' 던졌다. 당내에서 주목한 건 이후 당 지도부 반응이다. 앞서 검사 공천설 등에 "절대 그럴 일이 없다"며 강력 부인하던 지도부가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으면서 사실상 시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TK 물갈이론'은 보수당에서 총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슈다. 실제 21대 총선의 보수당 TK 지역구 현역 교체율은 64%에 달했다. 앞선 20대 총선 때도 대구는 75%, 경북은 46%였다. 이번에 유독 더 민감한 것은 TK 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비례의원을 비롯해 친윤계 검사 출신 후보에 이어 친박 좌장들까지 후보군이 다양하게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TK에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유영하 변호사 등 무게감 있는 친박계 인사들의 출마설도 퍼지고 있다. 최 전 부총리는 경북 경산, 우 전 수석은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안 전 수석과 유 변호사는 대구 지역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역 의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대구시당 위원장인 김용판 의원은 지난 4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당의 TK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대구 국회의원을) 싹 다 바꾸라고 하면 열심히 하는 의원들은 힘이 빠진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아직 내년 총선에 대비한 당협위원회 조직 정비와 공천 룰에 대한 세팅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갈이' 어쩌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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